주. 댓글 보면서 장르소설 애호가 왜 오타쿠로 취급받는지 알았습니다. 추천글에 양식을 따지고,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작가가 기본이 안됐네, 뭐가 어쨌네. 비판과 비난이 다르다는 것도, 본인이 아는 것만 진리라고 믿는 게 아집이란 것도 모르는 걸 보니 새삼 갈길이 멀었나 싶어 슬픕니다. 그래도 엄마가 지적장애인들에게 잘해주라고 해서 삼가 피스를 외쳐봅니다.
"뛰지 마라! 넘어질라!"
- 두근
'어?'
20대 초반 커플마냥 손을 잡고 있는 부모님의 단란한 모습을 바라본 순간 갑자기 가슴 먹먹하게 밀려온 간질간질한 느낌. 살면서 이 느낌으로 손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는 나였지만, 이번 일은 결이 달랐다. 두근보다는 쿵쾅쿵쾅에 가까운 느낌에 나도 모르게 두 분을 향해 급히 소리질렀다.
"저기! 저기로 가야돼요!"
그로부터 단 3분 뒤, 갑작스런 아들의 외침에도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따라와주신 두 분 덕에, 본의 아니게 쓰나미 피해 장면을 특등석에서 관람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하늘에서 쏟아진 다섯 자짜리 열대어, 관짝마냥 사람이 든 채로 물길에 휩쓸려오는 공중전화박스부터 시작해서, 내 손에 들려있는 방금 구워서 따끈한 짜조를 팔았던 포장마차와 1.5톤 트럭까지 삽시간에 쓸려나갔다.
"...우리 아들이 우릴 살렸네?"
"그러게요..."
해안가 도시 23헥타르에 달하는 전체 너비에서, 쓰나미 피해를 입지 않은 단 세 곳, 그 장소를 골라냈던 위치선정 능력을 보유한 이 몸께서 드디어 축구를 시작합니다. 가볍게 시간 보내실 분들은 잠깐 좀 들렀다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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