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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 만물수리점

작성자
Lv.59 데에굴
작성
15.06.20 12:31
조회
4,496

작품이 소속된 장르 그 자체가,

작품 선택이나 평가에 지대한 요소로 꼽히는 장르문학에서,
익숙함과 새로움의 양대 가치 중에 
익숙함이 조금 더 높이 평가받는 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당장 저만 하더라도 꽤 오랜시간을 게임소설/게임판타지라고 하면
읽지도 않고 넘겨버리곤 하고,
아직도 대체역사물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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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 만물수리점이라는, 
이름부터 뭔가 ‘고서에 깃든 곰팡이 냄새’ 나는 이 작품은,
제가 외면해오던 ‘매우 한국적인’ 소재를 늘어 놓으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합니다.

평소같으면, 바로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며 외면하였을 ‘장르’이자 ‘소재’인데,
이 작품에는 뭔가 묘하게 제 주의를 끄는 것이 있습니다.
읽으면서 저 자신도 매우 궁금해지더군요.
분명 제가 좋아하는 ‘소재’도 아니고 ‘전개’ - 저는 먼치킨과 하렘물을 좋아하... - 도 아닐진데, 왜 조금 더 보고싶어지는 것일까 하면서 말이죠.

읽다고 오늘에서야 어렴풋이 이유를 알 것 같아,
제 생각도 정리할 겸,
그리고 저처럼 ‘한국형 판타지’에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시는 분들께 권할 겸
잘 쓰지 못하는 추천글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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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시작합니다
네, 본 작품은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시작합니다.
뭐 유리 깨어지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마는,
이 작품에서 재미있는 점은,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를 듣기 전에 대해서,
작품을 읽는 우리도,
작품의 주인공 (이라고 하기엔 너무 주변인 같지만) 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품의 주인공이 느끼는 황당함이나 당혹감을 저도 동시에 느끼게 되다가,
이야기 흐름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되더군요. 
마치 지금 제가 겪고있는 듯한 착각과 함께 ㅎㅎㅎ

참고로, 읽다보면 아 나도 아침을 깨우는 성가신 휴대폰 알람 대신에,
유리병을 박살내며 일어나볼까? 그럼 좀더 상쾌한 아침이 되려나?
하는 헛된 상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2. 한껏 옛스럽고 격식있는?
일단 주인공은 ‘김해명 도령’으로 불리우는 데서,
저런 이거 젊지 않구나 싶었는데,
분명 작품의 배경은 스마트폰이 나오는 현대인데,
작품 속에 인간 아닌 인물들은 죄다
사극에서나 들을 법한 말투와 어휘를 사용함을 보게됩니다.

이게 은근히 우스워지기도 하는데,
거대 뱀을 발견하여 ‘야 이런 파충류야!’하다가 
거대 뱀의 예의바른 화법에 당하여 공손히 대답하게 된다던가,
눈알만 보고는 요괴라 단정짓고 ‘너는 뭐냐!’하다가
상대의 본관을 묻는 질문에 천애고아라는 비겁한 변명으로 회피하게 되는 등
곱씹을 수록 코믹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3. 가장 비밀스러운 것은... 바로 나
작품의 화자이자 온갖 트러블에 다 휘말리는 ‘김해명 도령’은
마치 메멘토의 단기기억 손실증이라도 보는 듯
주기적으로 (1년) 기억을 잃고 있다고 ‘합니다’

주인공인 인간인가? 싶다가도 인간이 아닌듯도 싶고
주인공이 기억을 잃는 것에도 사연이 있는 듯 하나, 누구도 속시원히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릴 넘칩니다.

중요한 무엇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오는 불안과 긴장
상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온갖 기 현상들에서 오는 황당함
자신을 대하는 주변사람들의 태도에서 오는 의구심
가끔씩 파편으로 회복되는 충격적인 과거

신기하게도 작품 초반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는 느슨한데,
읽다보면 심장이 쫄깃쫄깃해 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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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인지 용두사미 같지만,
그래도 몇 년만에 하는 쓰는 추천글이 만족스럽지 못할 것은 예상하였습니다.
작품과 작가님께 누가 될까 두려울 뿐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에도,
‘뭐야? 한국풍 판타지? 뒤로가기 버튼이 어딨지?’ 하시는 분들을 붙잡기 위해
이렇게 추천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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