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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풍취의 훌륭한 환상문학

작성자
Lv.23 만뢰
작성
19.11.11 06:47
조회
1,638
표지

독점 황금 심장의 용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덧붙임
연재수 :
122 회
조회수 :
76,082
추천수 :
5,201

‘덧붙임’ 작가의 ‘황금 심장의 용’은 올해 오월부터 지금까지 무료란에서 연재중인 작품입니다. 오늘부로 100회차를 맞이했습니다.


이 이야기의 대분류는 용과 마법, 기사, 요정, 이종족들이 나오는 ‘고전적’ 정통 판타지입니다. 현대인 없고, 상태창 없고, 회귀와 귀환 없습니다. 정통 판타지의 정의는 굉장히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좁은 범위의 정의에서조차 하이패스로 통과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당당한 정통 판타지입니다. 그야말로 정통, 순정(純正)이죠.


이야기의 배경은 관습적인 중세유럽풍 판타지 계열의 세계입니다. 요컨대 봉신귀족과 기사가 있는 봉건제 세계로, 명백히 지구가 아니고, 톨킨 계열의 이종족들이 (비일상적인 초자연적 존재가 아닌) 인세에 속한 인종으로서 당당히 살아가고 있으며, 사람들 사이의 주된 무력 수단은 화기가 아닌 날붙이와 마법이라는 겁니다.


또한 오러/검기도 없고, 마법도 대단한 만능이 아닌 로우파워 세계입니다. 전투 지문을 기술명 나열로 끝내지도 않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이 작품의 전투 묘사는 상당히 수준 높습니다.


다만 분명히 유의해두어야 할 점은 (톨킨을 계승한 던전 앤 드래곤과 그 영향을 받은 온라인 게임들 그리고 앞의 둘을 인용하는 장르소설들이 공유하는) RPG의 문법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도시마다 모험가/용병 조합이 있고, 몬스터를 퇴치하면 보상을 얻는 등의 ‘게임’적 세계관(관습적으로 쓰이는 배경설정을 빗대는 뜻 말고 본뜻 그대로 이 소설에 내재된 세계관)을 계승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황금 심장의 용’이 계승하는 주 장르는 사실 고전 기사도문학입니다. 기사도문학과, 그 기사도문학인 동시에 기사도문학에 대한 풍자문학인 “돈 키호테”의 영향이 짙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고전적’입니다. 진짜 고전을 계승하고 있으니까요.


이 글을 쓰는 현 시점에서 본작의 소개문은 “용의 황금 심장을 찾기 위해 떠난 요정 기사의 이야기”입니다.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 방랑하는 편력기사. 기사도문학의 정수를 그대로 계승하는 시놉시스죠. 무엇보다 2화의 본문에서부터 “돈 키호테”를 대놓고 인용하고 있으니, 정체성은 아주 확고합니다.


‘황금 심장의 용’의 주인공은 둘입니다. 메인 주인공: 기사 자하르와, 서브 주인공: 종자 비비. 무력과 인격면에서 안정을 이룬 완성형 메인 주인공과 차곡차곡 자신을 완성해나가는 성장형 서브 주인공의 구성입니다.


메인 주인공은 자하르. 또라이입니다. 요정으로 태어났는데 요정을 포기하겠답시고 자기 귀를 잘라버렸습니다. 작중 세계의 무슨 비장한 결의를 뜻하는 문화 같은 건 아닌 듯합니다. 나중 가서는 잘린 귀에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지만, 그건 스토리적 사정이고, 기본적으로는 비상식입니다.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리지 않고 날카로운 독설과 헛소리를 끊임없이 떠드는 괴팍한 작자로, 무슨 저주에 걸렸거나 광증을 앓고 있어서는 아니고 그냥 성격이 나빠서 저럽니다. 이 친구의 끝없는 수다는 작중 인물들에게는 무척이나 짜증나겠지만 독자에게는 대단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또한 상당히 뛰어난 무예의 소유자로 액션 신에서는 나름 무쌍을 찍습니다. 마법(작중 용어로는 ‘요술’)도 쓸 줄 압니다.


또라이 옆에는 정상인이 따라오는 법. 이런 자하르를 모시는 우직한 종자 비비는 본래 가난한 밑바닥 소매치기였으나 순전히 자하르가 떠드는 소리를 가만히 들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얼렁뚱땅 종자로 채용된 인물입니다. 꾸준히 발전하는 정통파 성장캐 포지션을 맡고 있습니다. 조용한 노력가는 매력이 없기 힘든 법입니다. (엄밀히 말해 본작의 기본적인 주인공은 자하르고, 소개문이나 작가의 말에서도 딱히 비비의 위치가 규정된 적은 없지만, 저는 비비에게 서브 주인공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또라이 기사 - 우직한 종자의 구도는 “돈 키호테”의 원형을 계승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자하르는 엄청나게 짜증나는 작자일 뿐 분별력을 상실한 광인이 아니고, 비비도 어리석은 촌부가 아닙니다. 그야 진짜 환상의 세계에 사는 진짜 편력기사와 진짜 종자니까.


남캐(자하르)와 여캐(비비) 둘이 중심인물이라는 점에서 (남자)주인공-히로인이라는 장르소설의 관습적 구도를 떠올리실 수도 있겠지만, 일단 둘이 그런 로맨틱한 관계가 아니라는(부재(不在)가 아니라 부정(否定)입니다. 읽어 보시면 알게 되시겠지만 그냥 근본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장르적으로 성립이 안 될 겁니다. (단순히 여자인 주요 등장인물이라는 의미 말고 서브컬처에서 관습적으로 정립된 의미의) ‘히로인’ 문법 자체가 아예 작품의 세계관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다는 느낌이네요. 실로 ‘고전적’이죠.


스토리를 조금 더 소개해 보자면, 요정신의 신탁을 받은 방랑기사 자하르가 소매치기 비비를 만나 종자로 삼고, 용의 심장을 얻기 위해 죽어가는 용을 찾아다니며 방랑하는 것이 초반부 플롯의 골자입니다. 인간우월주의자들, 용들, 불신자들... 자하르를 노리는 흑막 세력과 부딪히면서, 인외의 강력한 적들과 맞닥뜨리면서, 여정은 계속됩니다. 점차 주인공 파티도 커집니다. 오크 전사 틴틸라와 난쟁이 용병 갈로인, 패기 넘치는 젊은 천재 기사 사무엘....


이 작품의 훌륭한 점을 꼽자면 하나는 캐릭터 메이킹입니다. 제각기 개성 있고 완성도 높게 조형되어 있거든요. 각자에게는 목적의식과 독립된 인격이 있습니다. 지문을 빼고 대사만 읽어도 누가 말했는지 쉬이 구분됩니다.


또 다른 훌륭한 점은 전투 묘사입니다. 실감 나고 묵직한 액션 묘사가 차분한 문체와 잘 맞물린다고 평가합니다. 주인공 파티는 기본적으로 현실의 물리적 상식에 기반해 무예를 펼칩니다. 마법도 적극 활용하지만, 로우파워답게 결코 치트키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설정면으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점이 많습니다. 각 사람종족들은 하나의 왕국 아래 통일되어 살고 있지만 세상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주류 종족은 ‘인간’입니다. 그로 인한 갈등이 플롯의 주요 갈등입니다. 거기에 더해 각 종족을 창조한 종족신들은 뒤에서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 듯합니다... 최신화에서 막 중요한 떡밥이 풀리고 있는데 지금이 정주행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본론은 여기까지로, 썩 두서없는 글이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은 다했습니다.


제가 즐기는 작품을 다른 분들이 더 많이 즐겨주셨으면 하는 순전한 마음에서 쓴 소개문입니다. 상당히 괜찮은 수작인데도 보는 사람이 너무 적거든요. 소수의 독자로서 나름 절박한 상황입니다. 보는 사람이 많으면 작가님도 끝까지 힘을 내주시겠죠? 흑흑...



Comment ' 42

  • 작성자
    Lv.33 이고갱투드
    작성일
    19.11.22 08:34
    No. 41

    잉 연중이 세개라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만뢰
    작성일
    19.11.22 09:09
    No. 42

    위 댓글에서 언급된 동 작가의 다른 세 작품 말씀하시는 거라면, 그중 '시계탑'(시계탑의 겨울)은 연중작이 아니라 완결된 출간작입니다. 다른 두개는 연중된 게 맞지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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