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생각의 범주를 넘어섭니다. 저도 글쟁이라면 글쟁이 입니다만 이 글은 평범한 표현이 약간 어울리지 않습니다. 좀 독특하다고 할까요.
주인공 활기는 발로 뛰는 영업맨입니다. 어느 날 무당 선하를 통해 소귀(소년귀신)을 만나게 되고 그 소귀와의 인연으로 인간을 복제하는 영업을 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복닥(복제닥터)와 후닥(후배닥터)의 알력이 발생해서 그것들을 헤쳐나가는 내용입니다.
많은 글들이 명멸해가는 문피아입니다만, 이 글은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기괴합니다.
작가는 제가 볼 때 좀 이상한 사람입니다. 글의 소재도 그렇고 전개 방식도 그렇고요.
전반적으로 잘 읽히는 소설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깊이 음미해보면 장르는 틀림없이 호러에 가깝습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하나 같이 자신의 욕망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거 무섭습니다.
주인공 활기도 그렇고 소귀도 그렇고 복닥과 후닥도 그렇습니다. 맨 처음 저는 복닥 후닥 하길래 주인공이 치킨집 영업하는 줄 알았습니다.(작가님께 죄송합니다.)
그러다 차츰 읽어보니 홈드라마 같기도 하고 메디컬 드라마 같기도 한데 평범하게 내뱉는 말들은 영락없이 공포물입니다.
예를 들면, “ 이것 봐. 똑똑히!! 죽어있는 내 아들을 말야.” 이런 대사들......
좀 특이한 소재로 독자님들에게 접근하려니 작가로서는 힘든 면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필력이나 문체는 대단히 아름답고 정교합니다. 잘 짜여진 레고 블럭 같습니다.
이렇듯 바로 바로 읽어나갈 수 있는 글이긴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뻔한 소재의 글은 아닙니다.
때로는 코미디 같기도 합니다. 무조건 오케이하는 영업맨과 그 오더에 맞춰 실현에 가려는 귀신 끄나풀들이 이마에 땀을 닦아가며 궁리하는 모습들을 상상해 보십시요. 저는 공포영화를 깔깔대며 보는 사람이지만 (생각해 보세요. 요즘 귀신들 편히 안 걸어 다니고 기어 다닙니다. 아마 연기하는 배우는 힘들어 죽을 겁니다.) 이 글은 깔깔대기에는 그런대로 진중한 면도 많습니다. 여러 장르가 버무려진 한 편의 판타지를 읽고 싶으신 분들께 권합니다.
끝으로 추천글 읽어주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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