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사를 많이 읽으신 독자님들에게 조선 배경의 대체 역사는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물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다른 대체역사 소설에서 많이 다뤄본 소재기도 하고-
대부분의 작품들은 주인공의 미래지식에 기대서 유교 탄압이나 원 역사에서 암 덩어리였던 자들을 숙청하고, 유능한 자를 기용하는 등 중앙집권화를 통해 어떻게든 조선을 개혁하는 형태로 진행하니까요.
조선 자체가 근대화도 늦었고 그리 강한 나라가 아니었기에, 조선 특유의 폐쇄성과 싸우며 부국강병하는 것 외에 다른 스토리는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죠.
특히나 조선 말기는 정말 다 망해가는 나라고, 고증을 신경 쓴다면 죽어라 발버둥을 쳐도 역사의 흐름에 휩쓸리는 것조차 피하기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고종, 군밤의 왕은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보여줍니다.
제목부터 알 수 있듯이 조선 말기, 고종과 흥선대원군의 시대입니다.
먼저 주인공부터가 정말 아무 능력도 없는 86세 노점상 노인인데, 흔히 멸칭으로 군밤이라고들 부르는 조선(대한)의 마지막 왕 고종의 몸에 떨어집니다.
나이에서 나오는 연륜과 군밤 하난 기가 막히게 굽는다는 것 외에는 정말 아무 능력도 없고, 당연히 미래지식 치트 같은 것도 없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조선의 강력한 명군이었던 세종대왕이나 태종이 고종 자리에 떨어져도 과연 저게 극복 가능할까? 싶은 절망적인 시대에 대체 뭘 어떻게 끌어가나 싶은데, 지금까지의 대체역사와는 완전히 다른 진행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에서는 흔히 다른 조선 말기 대역에서 발암의 대상 내지 만악의 근원 취급인 서원을 철폐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동기로, 수긍 가능한 방법으로 다루더군요.
단순히 내용의 전개에 대해서는 늘어놓아봐야 스포니까 더는 다루지 않겠지만, 이 작품은 흔히 사이다를 마구 들이킬 수 있게 해주거나 와, 숙청! 와, 전쟁! 같은 내용은 많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웹소설의 주류 감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적지 않은 독자 분들이 벌써 이 소설을 찾아서 당시 시대상과 인물들을 깊고 새로운 방식으로 담아내는 작가님의 굉장한 필력에 반해서 호평하고 계십니다.
저 또한 그런 독자 중에 하나고, 가능하면 더 많은 분들이 이 매력적인 작품을 접하실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추천 글을 써봅니다.
뜨겁고, 시원하고, 달달한 강렬한 맛의 소설이 많고 또 인기 있는 웹소설 시장이지만, 오히려 그런 소설들에 지친 독자 분들이라면 너무 뜨겁지도, 달지도 않게 적절히 잘 익힌 구수한 군밤 같은 맛의 이 소설에서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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