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문피아의 소설들은 대부분 대리만족의 사이다를 보여줍니다.
그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읽는 장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서도, 지겹지 않나요?
적이 나타나고, 죽이며, 또한 문제를 해결하며, 시련에 저항하는 그런 글들.
각각의 캐릭터도, 사이다도 좋지만, 어느새 조금씩 지겨워 지고 있습니다.
참신한 글을 찾고, 뻔한 클리셰에 선호작을 삭제하며, 그러면서도 만족할만한 글을 찾기 힘듭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처음 읽을 때의 저도 그랬습니다.
그때 이 소설의 제목은 “자고 일어나니" 였습니다.
단순히 적당한 현대판타지를 기대하며 읽은 프롤로그와 10개 가까이 되는 회차는 잔잔하고 즐거웠습니다.
물론, 이미 팡팡 터지는 상쾌한 소설에 익숙해 진 저는 일반소설이 그렇게까지 즐겁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독자분들도 또한 그러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약 언젠가 문피아에서 성공한 일반소설들이 나온다면, 이 소설과 비슷한 스타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용은 일반소설에 가까운데도 작가님이 이 판타지라는 장르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어린 주인공에게 좀더 성숙함을 부여하기 위한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은 굉장한 작가입니다.
아니, 굉장한 작가였습니다.
첫 작품이 너무나 크게 성공한 탓에, 어영부영 어른이 되어 버리고, 그 자만심에 가능성을 잃어버린 작가였습니다.
그렇게 산 세월은 무의미하고, 스스로가 말하기를 살아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어느날 , 그 모든 경험과 기억은 다시 18살의 자신으로써 깨어납니다.
그 문제의 첫 소설을 쓴 다음날로.
아이의 기억과 어른의 경험이 조화되고, 아직 아이이기에 할 수 있는 독특한 생각들과, 어른이기에 할 수 있는 경험들이 합쳐집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굉장한 소설을 쓰지도 않습니다.
이 아이의 이야기는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를 옮기는 과정입니다.
갑자기 성공하는 멋진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을 담은, 하고싶은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입니다.
돈을 위해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위해 책을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해.
단어부터, 문장부터 배워나가는 이야기.
그 하나하나의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담긴 이야기.
작가물이란 장르는 이런 맛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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