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내용은 성격에 문제가 없진 않지만 나름 성실히 살아가던 청년이 그 성격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크게 삶이 꼬이면서 시작됩니다. 그러한 꼬인 상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잠시 잊고자 했던 게임이 신의 농락에 의해 죽음과 여자가 되는 것을 포함한 다수의 시련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애초에 제가 이 글을 접한 계기가 된 추천글도 TS 요소가 스토리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읽어보니 동의합니다. 저도 TS는 그다지 읽지 않아요. 물론 이 작품의 TS 요소 경우엔 저 스스로 MMORPG의 한물 간 유머, Many Men Online Role Playing as Girls(많은 남자들이 온라인 상에서 여자로 게임을 한다)를 연상했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덕분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외모가 평균 이하인 남자가 여자로 변하니 미소녀였다는 주인공 보정용 TS 전개도 아니고요.
(어쩌면 주인공이 성전환되는 덕분에 일단은 몸이 여자라서 현대판타지에서 흔한 오빠바라기 여동생이나 서포트 능력자 히로인 클리셰가 나오지 않아서 맘에 든 것일지도 모릅니다.ㅋ)
제가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어딘지 불편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이 기본적으로 성격이 나쁘고 속에 분노가 많은 인물입니다. 물론 그가 가진 분노, 혐오, 편견 등에는 근거가 있으며 나름대로 고생을 했고 나쁜 것도 봐왔습니다. 상식적으로 자신을 자제하려고 노력하죠. 하지만 결국엔 주인공은 선하다고 할 수 없는 인물입니다. 1인칭 시점의 표현을 봐도 합리화까진 아니지만 독선적인 면모가 있죠.
여기에 주인공이 다른 육체를 가지게 되면서 신의 농락으로 인해 호전적이며 조금만 화가 나도 정신을 위협할 정도로 분노가 끓어올라 미쳐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때문에 주인공이 자신의 적이나 자신에게 잘못한 이를 쳐부수는 것은 분명 카타르시스를 주지만 동시에 주인공의 의지라기 보단 신의 농락과 광기로 인한, 주인공이 분노하기에 정당했으나 그가 한 행위까지 정당한지 의문이 생기는 찝찝함과 죄악감을 남기는 불편한 작품입니다.
때문에 주인공이 시련을 헤쳐나가며 장애물을 부수는 것에서 쾌락을 느끼며 응원하는 동시에 그의 분노와 광기에 혐오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에게 당연히 남아있는 상식에 스스로를 두려워하고 그가 처한 상황에 고통스러워하는 것에 연민을 느끼는 등 복잡한 심정을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주인공이 처음엔 괴물들보다 강해보이지만 만랩이 27밖에 안 되는데다가 현실이 게임으로 변했다기 보단 게임이 현실로 변해서 (예를 들어 스탯창, 스킬창, 인벤토리가 없습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시련이 더욱 복잡해졌기 때문에 주인공이 품은 불안감에 공감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TS가 도저히 맞지 않는다는 분이 아니시라면 르피너스의 장난감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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