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쓴 글이 눈에 띄지 않고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까워 추천글을 남깁니다.
저는 작가의 지인입니다. 이번에 문피아에 판타지 소설을 연재하게 되었다고 오탈자를 좀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매일 소설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오탈자를 확인하고 피드백을 해주고 있습니다.
소설을 전공하긴 했지만 판타지 소설에 조예가 깊지는 않습니다. 어린 시절 이영도 작가의 <드래곤 라자>, 이수영 작가의 <귀환병 이야기> 등 유명한 몇몇 작품을 읽어본 게 다지만, <헌터즈 크리드 : 세계의 끝>은 이런 판타지 소설들의 전통을 잇고 있는 듯 보입니다.
시대 배경은 중세와 근대 사이입니다. 유럽풍의 ‘제국’이라 부르는 가상의 국가가 공간 배경입니다. 악마의 피조물인 마물들이 출현하고 교회와 군대는 마물에게 무기력합니다. 사람들에게 천대받던 사냥꾼들이 마물을 사냥하면서 그나마 제국은 숨통을 틔운 상태입니다. 판타지 문외한인 제가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배경 설정입니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마물 사냥꾼과 성직자, 제국군 장교가 모여 악마 사냥을 위해서 모험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요 인물들이 한가락 하는 인물들이지만 상대가 악마이다 보니 많은 역경을 겪게 됩니다. 그 역경을 딛고 이겨나가는 모습이 볼만합니다. 1인칭 시점이다 보니 주인공의 관점에서 사건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무거운 배경이지만 화자의 어조는 그리 무겁지 않습니다. 적절한 가벼움을 지닌 대화와 지문을 통해 잔잔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세계관도 중요하지만,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중 화자인 다키는 수전노인 것 같지만 이면에는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기적으로 보이지만 측은지심도 가졌습니다. 복합적인 인물이죠. 가상 세계의 인물이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기도 하는 인물입니다.
작가는 서스펜스를 다룰 줄 압니다. <헌터즈 크리드 : 세계의 끝>은 매회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흔히 떡밥이라고 하죠. 던져놓은 단서를 하나씩 잘 풀어나가는 재주가 있습니다. 저는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그러니 오탈자를 보는 일은 먼저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 나서 하는 부수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헌터즈 크리드 : 세계의 끝>의 작가는 특히 문장에 강점이 있습니다. 단문 위주의 문장이라 간단명료하면서도 자신만의 흐름이 있습니다. 어휘가 크게 세련되지는 않지만 호흡을 가져갈 줄 압니다. 날렵한 문장을 통해 거침없는 전개를 하고 있습니다.
문피아 여기저기를 돌아다녀 봤습니다. <헌터즈 크리드 : 세계의 끝> 외에도 재미있는 글이 많았습니다. 읽을 만한 글이 없다는 한탄도 많이 보았습니다. 특히 그런 분들은 꼭 <헌터즈 크리드 : 세계의 끝>을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느끼실지 너무 궁금합니다.
다른 독자분들이 남기신 댓글을 소개합니다. 아마도 저만 이렇게 느낀 것은 아닌가 봅니다.
꾸준히 올리는데도 질적으로도 떨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쓴다. 재미있다.
짤막짤막한 호흡, 빠른 전개, 좋다.
글이 속도감 있게 읽힌다.
문피아 이용자분들이 읽고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묻힐 만하기에 묻힌 소설인지, 아쉽게 묻혀서 읽히지 못한 소설인지를요.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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