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법정물

소설의 가장 큰 흐름은 주인공이 간 이계가 법이 발달한 곳이라 그곳에서 변호사일을 하며 벌어지는 사건들 입니다.

소설의 특징(매력)

1.소재에서 오는 재미

현대인이 이세계로갔다는 흔한소재에 법정물이라는 요소를 더해 신선함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읽는 내내 '정말 이세계엔 저런 법이 있었을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내용면에서 이세계인들의 실생활(?)과 밀접해 있고 덕분에 소설에 나오는 요소들을 납득하며 편하게 몰입 할 수 있었습니다.

2. 단순한 이분법적 구도가 아닌 입체적인 사건

법정물에서 신경써야 하는 것은 사건에 있어서 우리편은 착하고 상대편은 나쁘다는 단순한 구도입니다. 물론 이 소설의 내용이 이기기힘든 어떤 거대한 악에 맞서 난관을 극복하고 사회정의를 찾는것이었다면 상대편이 나쁜것이 더 몰입하기 편하지겠지만, 이러한 느낌의 법정공방이 아니기 때문에 이소설의 과제는 '주인공이 맡은 사건을 얼마나 입체적이고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는가?' 가 됩니다. 작가는 이걸 잘 풀어내고 있고요.

3. 주인공 잘난걸 의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은근하게 보여줌

장난같아 보이지만 소설에 있어서 중요한 만족감의 문제입니다. 만약 소설의 재미가 주인공 주변사람들의 '우와 주인공 정말 대다나다!!' 반응에서 온다면 소설은 나중가서 지겨워집니다. 독자가 쉽게 결말을 예측할 만큼 이야기의 흐름이 단순해진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소설은 주인공의 능력을 의뢰를 통해 보여주면서 유치하지 않게 알려줍니다.

4. 사건이 적당히 복잡해서 따라가는 맛이 있음

추리소설읽는 재미가 여기서도 나옵니다. 베일에 싸인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롭고, 그냥어렵기만 한 게 아니라 쉬운떡밥 어려운떡밥 완급조절이 좋아서 주인공과 함께하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아쉬운점

1. 3.2%부족한 극적인 분위기

17화밖에 나오지 않아서(9월20일 기준) 아직 본격적으로 자극적인 에피소드를 다루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까지 내용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장치들 (최후의 증언으로 뒤집이지는 전개, 억울함의 해소에서 오는 강렬한 쾌감 등)이 부각되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장치는 충분한 예열(이라 쓰고 고구마라 읽는다)이 있어야 효과가 있기에 소설 초반에는 쓰기 부담스러운 장치인것은 맞습니다. 다만 아쉬운것은 사실입니다.

2. 아이러니하게도 소재선택에서 놓친것들(법정장르물에 대해서)

법정물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대중정서는 '법에 대한 갈증'이라 생각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현실에서 법은 가진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됩니다. 이러한 현실의 결핍을 살살긁어주는 것이 법정물의 성공공식입니다(무조건은 아닙니다). 또한 오해에서 비로한 사건을 풀어주거나 권력에 의해 법정에서 또다시 피해를 입는 약자를 일으켜세우는 가슴따뜻한 스토리도 법정판타지중 하나입니다. 작가는 소설의 배경을 이세계로 설정하면서 이러한 성공공식을 쉽게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전문성, 생생한 현실반영도 법정물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에 이세계에 이것들을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소설이 넘아야할 산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하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사실 다른사람 추천글 읽고 읽어본거라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혼자보기에는 아깝더군요. 발전가능성이 있는 글이라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줄요약

작가뇌있음

매운맛없음

발전성있음

[검술매니아]

괜찮은 소설입니다. 전공자로서는 조금 아쉬운 내용들도 있지만 어차피 이세계 배경이기도 하고 배운 법리와 비교하는 맛도 있고요

[알건다알아]

단순 중세물이 아니라 확실하게 중세 판타지의 법정물입니다. 마왕, 복수글만 보다 이런 글을 읽으니 신선하고 꽤 재밌습니다.

[냥냥펀치]

맛있음. 좀더 다이내믹하먄 좋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