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예외를 둘 순 있습니다.
굴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정말 잘 조리된 굴이라면 한 번 먹어봄직하지 않습니까? 그런 글입니다.
TS는 재미 없기 마련입니다. 작가가 주인공을 너무 빨아대거나 자신의 비틀린 욕망을 드러내는 출구로서 사용하거나 하는 경우에 거부감이 느껴집니다. 혹은 여자 주인공을 세우고 싶지만 그냥 필력의 한계로 시도하는 경우에도 몰입이 깨집니다.
그 외에도 기본적으로 남성 독자가 많은 시장에서 여성 혹은 TS 주인공을 세운다는 것은 몰입에 대한 장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본 작품에서 그러한 단점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주인공은 충분히 자신의 가치관, 정체성을 인지하고 있고 어설픈 러브라인 등을 통해 역겨움을 유발하지 않았습니다.
칼맛별 작가의 글을 읽어 보신 분들이라면 그의 작품 특유의 분위기와 특징들을 아실 겁니다.
포스트아포칼립스인 상황.
자신에게 박하며 헌신적인 주인공, 영웅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고귀함과는 묘하게 동떨어진 특유의 캐릭터
소시민적인 여타 등장인물들, 고구마라 할지라도 현실적이어서 마냥 욕할 수 없는 인물들
유치함이란 무엇인가.
판타지 장르란 어른이 읽기에 그 자체로 어찌보면 유치하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법과 칼의 이야기. 어른이 즐기기에 판타지란, 현실적이지 못한 그것은 그 자체로 성숙하지 못한 장르, 서브컬쳐라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저는 보다 유치하지 않은 글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유치하지 않음이란 현실적인 등장인물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악역과 단순한 응징. 이를 통한 사이다. 이런 단편적인 쾌감보다는 좀 찌질한 듯 하지만 좀 더 평범한 군상 간에 이루어지는 갈등과 현실적인 해결책.
이런 쪽이 취향이신 분들은 칼맛별의 글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검미성 작가의 망겜성을 재밌게 보셨다면 이 글도 재밌게 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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