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추천 게시판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에 처음으로 저도 추천글을 작성해 봅니다. 트렌드도 그렇지만 공모전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은데, 최근 자극적인 소재나 전개에 많이 노출이 되었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자연스럽게 힐링물에 관심이 가게 되어 베스트란을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 눈에 띄었습니다. 삼류 의사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과하다는 느낌도 있지만 주인공의 신세가 어느 정도 일치하는 일상물이죠.
모진 인간을 만난 탓에, 그런 인간이 벌을 받기는 커녕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조직 때문에 도망치듯 궤도에서 벗어난 주인공은 진로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의에서 멈추게 되고, 무연고인 벽지의 쇠락한 종합병원에서 야간당직의로 다시 의사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응급실에서 베푼 친절과 연결된 것으로 생각되는 신비한 문자는 주인공을 이끌되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상으로 유혹하지도 않죠. 그저 주인공의 성품이 앞일을 만들어나갈 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환자와 동료 의사 들 또한 그저 각자의 삶을 살아갈 뿐 주인공을 시험하거나 억누르려고 하지 않습니다.
매일 특별한 고민 없이 먹을 수 있는 한 끼의 백반같은 느낌의 소설입니다. 작가님께는 죄송하지만, 대단히 특별한 맛이나 자극적인 체험을 기대하고 오신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매일 그런 것만 먹고 살 수는 없으니까요.
뭉근하게 끓여낸 미역국에 특별할 것 없는 쌀밥, 그리고 소소한 반찬들이 필요하시다면 한번 읽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좋은 글 읽게 해주신 작가님께도 감사드리고, 쓸데없이 말만 많은 추천글을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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