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추천 드릴 소설은 ‘미친 재능의 전직 빌런’입니다.
‘미친 빌런이 정신을 차림’과 이름이 비슷하지요? 제목만 봐서는 미친 빌런이 인기를 끄니까 비슷한 내용으로 따라한 소설이구나 착각하기 매우 쉽습니다. 그러면 내용이 아예 틀리냐?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배경 : 주인공은 ‘늑대왕’이라 불린 빌런으로 아즈텍 사원에서 영웅들에게 의해 사망합니다. 하지만 아즈텍 신화의 달의 여신 ‘코욜사우키’에 의해 서로 원하는 것을 이뤄주기로 계약하고 회귀를 하게 됩니다. 이 소설도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원인은 아즈텍 신화의 신으로 그려집니다. 아즈텍의 주신들은 아즈텍 문화의 종말과 소멸로 인해 본인들도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본인들이 존재하기 위해 악신으로서 존재감을 얻기위해지구에 몬스터를 뿌립니다. 그리고 선신 중 하나였던 ‘코욜사우키’는 안식을 얻기 위해 주인공과 계약을 맺고 중립 신들을 포섭하며 악신의 사도들을 물리치려하는 이야기입니다. 네, 회귀, 레이드, 능력자 물입니다.
소설 속의 세계는 몬스터의 출현으로 매우 멸망에 가까워졌다고 묘사됩니다. 강대국을 제외한 여러 나라는 이미 멸망 혹은 그 전의 단계로 한국은 방벽 도시만이 몇몇 곳만이 건재하며, 외부 지역은 거의 폴아웃 급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다보니 매우 아포칼립스 분위기가 진합니다. 도시는 시민을 거주지역과 신분에 따라 1,2,3급으로 분리하며 기업과 정치 명문가의 힘이 강합니다. 주인공이 빌런이 된 이유도 어릴 때부터 폭력적이던 상이군인 출신인 아버지를 각성의 영향으로 살해한 것이 분기점으로 나오는 데 여신은 시스템으로 주인공을 영웅으로 이끌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 가이드로 앵무를 선택해서요. 네, 조류 맞습니다.
처음에는 당시 유행이었던 회귀해서 개과천선하는 빌런영웅 소설인가? 해서 머리 비우고 봤었는데 필력이 꽤 괜찮습니다. 아즈텍 신화라는 엄청난 마이너 신화라서 이건 뭐지하는 단점이 있을까 싶지만 주된 설정이 아니고, 소설 내에서도 간단한 설명으로 이해 가능하게 언급이 되는 수준입니다. 소재는 레이드물이다보니 설정은 무척 익숙하며 장점은 현실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입니다. 보통 능력자들은 몬스터가 사냥의 대상이라 고레벨이 되면 저등급 몹은 학살의 대상이 되는 귀찮은 존재로만 그려지는데 이 소설은 몬스터와 생존경쟁을 하는 세상답게 저급 몬스터의 물량을 고위급 능력자보다 인간 고기 방패를 동원해서 막을 수 밖에 없는 현실, 탱딜힐 중 근딜군이 가장 위험해서 지망이 거의 없다는 점, 혼자서는 생존-사냥이 불가능하기에 다수의 능력자로 구성된 ‘공격대’ 위주의 사회, 능력자는 ‘이능’이라 불리는 능력을 삶에서 충격을 받으면 각성하는데 세계가 무척 암울하기에 각성은 죽음, 고통, 후회 등 비극적인 충격이라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혼자 무쌍하는 사이다소설을 원하시는 분은 아쉽겠지만 전 납득이 가능한 파워밸런스의 소설이기에 더 몰입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필력 : 필력이 있으신 편입니다. 소설은 재미가 있냐, 없냐, 무난하냐로 구분하면 재미있습니다. 읽을 때 불편하거나 어색한 부분은 없으며 캐릭터들은 매력이 있습니다. 과묵하고 시크한 주인공, 여신의 사도인 ‘금강앵무’, 주인공의 매니저 ‘박유진’, 입양 선배인 ‘김다윤’, 몽골 거인소년 ‘호야’ , 몰락재벌소녀 ‘임설하’ 등. 눈치 없고 사회성 없는 주인공이 겪는 이야기, 입이 걸걸한 ‘앵무’의 개그, 주인공을 서포터하며 고생하는 매니저 등 인물간의 티키타카도 매우 재미있습니다. 소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인공의 파트너이자 가이드인 ‘앵무’는 이 소설의 마스코트로 표지에도 장식되어 있습니다.(진짜입니다)
전개는 적당히 완급 있는 편으로 몰입감 있습니다. 주인공은 구원자가 아니며, 세상은 몬스터에게 위협 받는 암울한 세계라는 걸 잘 서술하고 있습니다. 시민들과 영웅은 죽어나가고, 기업과 정부는 유능과 무능을 오가는 세상 속에서 주인공은 생존과 여신의 소망을 위해 노력합니다. 소설은 암울한 분위기의 세상이지만, 읽기 버겁거나 무거운 내용으로 가득하지 않습니다.
괜찮은 레이드, 헌터 소설을 찾으시는 분에게 추천 드리고 싶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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