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선 땅엔 없는 것이지. 근데 세계에도 아직 회중시계가 없다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시계 장인이 노비 장영실로 회귀해서 세계 최초의 회중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입니다.
좀 더 거창하게 말하면 현대의 본초자오선인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 역할을 한국이 가져오겠다는 목표인데 기존 대역물들이 힐링물, 혹은 문명의 정복승리에 가까웠다면 이 소설은 문명의 과학승리를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체역사물은 전반적으로 주인공이 현대의 지식을 지닌 인간 이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래서인지 대역물은 매번 비누, 종이 만들어서 팔아먹고 그걸로 기반 만드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런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몇몇 소설은 압도적인 투입이 가능한 왕으로 환생하고, 혹은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주변인의 도움을 받음으로 개연성을 보충하기도 합니다.
그도 아니면 이 작품처럼 일반적인 현대인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설정된 주인공은 작품 전개에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주인공이 왜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주인공이 어떻게 이런 지식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배경이 제시되어 있으니까요.
그런 배경이 있는만큼 대역물에서 일반적으로 개연성 부족이라고 느낄만한 부분들이 이 소설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다른 일을 벌리면서도 세계 최초의 회중시계를 만들어보이겠다는 목적의식이 뚜렷합니다.
시계를 만드는 목적을 지녔다면 이야기가 지루하고 늘어질 것이라고 여기실 수도 있지만 조선 초기의 야금술과 기술력으로는 회중시계를 만들기는 역부족이고, 그로 인해 시계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왕의 지시로) 포레스트 검프처럼 야금술, 화약, 무기 개발, 왜구 처리, 킬방원 칼날 피하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주인공이기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굉장히 쉽고 편하게 읽은 소설입니다만 대역물 독자들이라면 중요하게 생각할만한 군주의 권위가 상당히 가볍습니다. 그래도 전쟁이 메인이 아닌 상대적으로 가벼운 분위기의 대역물이니 몰입을 크게 해치지는 않습니다. 오타와 비문도 적습니다.
아직 38화로 유료화가 되지 않은 작품인만큼 읽고 판단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님은 첫 글을 200화로 완결하셨습니다. 유료화 이후 연재 중지 혹은 날림 완결에 대한 걱정은 덜어도 될 듯 합니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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