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제목 : 무한 과금으로 역대급 게임방송
게임판타지소설은, 퓨전속성이 곁들여지던 혹은 SF속성이 곁들여지던, 그것도 아니면 그저 근미래의 (사이버펑크가 아닌) 미래를 그리고 있던 게임과 주인공의 서사에 집중할 수록 보기가 좋은 거 같습니다.
예를 들어 불필요한 현실의 관계, 게임과 관계가 없는 각종 서사는 소설에 대하여 기대하는 이야기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글을 매력이 없게 만들죠.
이 소설의 도입부는, (그것도 극히 초반부) 자칫 그런 소설이 아닌가 오해할 수도 있게 하지만, 사실은 게임에 철저하게 집중하고 있죠. 그래서 집중하고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거친 숨을 몰아쉬게 합니다. 저도 모르게 숨을 쉬는 것을 잊게 하거든요.
(단숨에 연재된 최종화 까지 읽고 보면, 내심 탄식을 하게 됩니다. 아, 이게 왜 여기서 끝이 나나, 하고. 혹은 그런 욕망에 휩싸일 지 모릅니다. 작가를 납치해서 글만 쓰게 만들고 싶다는, 그런 지극히 이기적인 욕망이죠.)
소설을 접해 온 지 굉장히 오래 되었고, 영웅전설과 디아블로 등의 서사적 게임에도 동시에 빠져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저에게 게임소설은 장르소설과 함께해 온 긴 시간에 빠질 수 없는 감초였습니다.
어나더월드, 달빛조각사, 탐그루 등등.. 워낙에 읽어 본 소설이 많다 보니 내용이 기억나는 소설보다 기억이 나지 않는 소설이 더 많네요.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읽은 소설 중엔 게임판타지소설이 없는 것 같습니다.
뭐 전체적인 물량 자체가 줄어든 것일 수도 있지만.... 네. 제 취향에 맞는 게임소설을 찾지 못한 거겠죠. 근데 사실 정말 찾기가 힘들어요.
그도 그렇지만 워낙 많이 읽어서 질려버린 것일 지도 모르겠죠.
베스트 붙박이라서, 무료베스트 순위에서 이 소설을 본 지는 상당히(아, 물론 여기서 상당히는 한 주 이상을 의미합니다ㅎ) 오래 되었습니다. 근데, 보시면 알겠지만 사실 이 지극히 내용에 충실한 이 소설은 제목부터 식상합니다. 너무 전형적인거 같고 제목만으로는 내용 또한 식상할 거 같아요.
그래서 손이 안 갔고 그냥 방치해 두었습니다.
- 식상하고 뭔가 전형적인 - 특색이 덜 느껴지는 제목.
- 그리고 이미 한물 간 게임판타지 장르.
지극히 편향적인 일부 장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장르를 섭렵하는 잡식성에게 다른 작품을 우선해서 선택할 정도의 매력이 없었죠.
하지만 우연히 볼 게 없었고 그래서 봤습니다.
그리고 후회해 버렸죠.
- 아, 조금 더 쌓아놓고 봐야 했었는데.
그래요, 정말 재미있고 잘 만든 소설이 맞습니다. 제목과 달리 글은 유치하지 않고 작가는 이 글에 다양한 매력포인트를 심어 놓고 그것을 잘 가꾸는데 성공했습니다.
캐릭터 - 가 매력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요.
하지만 짜임새 있는 전개와 흡입력 있는 구성은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다음 내용을 기대하게 해 줍니다. 내용이 무겁지 않아 가벼워 더욱 가볍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오락소설이죠.
간단하게 내용을 소개하자면 -
* 게임폐인인 주인공은 보다 못한 가족들에 의해 게임을 접게 될 위기에 처함
* 게임을 접는 과정으로, 캐릭터 초기화 하면서 히든패스 소유(=거의 무한대의 과금페이)
* 히든 패스를 이용해 게임을 다시 시작해 정상을 향해 달리는 내용
* 주인공 스트리머 됨
뭐 이정도 인데, 적고 보니 줄거리도 충분히 전형적이네요. 전혀 매력적인 거 같지 않습니다.
근데 그래요. 원래 정말 잘 만든 반찬은 의외로 흔한 재료로 만들잖아요. 고사리무침, 미역줄기무침, 어묵볶음.
이 소설은 이런 흔한재료를 정말 잘 조합해 만든 명품반찬 같은 작품입니다.
소문난 식당에서 한번 먹어보고, 엄마에게 졸라 만들어 달라 해서 먹어보곤 ‘아니, 이게 정말 같은 반찬이라고?’ 싶을 때가 있고, 혹은 교향에서 엄마가 만들어 준 맛이 생각나 그 반찬이 있는 식당을 찾아가 먹어보곤 대실망한 경험은 다들 누구라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 중 잘만든 반찬에 해당된다고 할까..
이 흔하디 흔한 주제를, 작가는 정말 잘 버무려 명품... 까진 아니더라도 정품 혹은 양품의 작품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취향에 맞고 요소에 거부감만 없다면 명품에 뒤지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로 말이죠.
작가가... 부디 힘을 내어 마구 연참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만일 뒷심까지 제대로 발휘한다면 유료화 따라가도 결코 아깝지 않을거 같아요.
근데 (개인적으로 느끼는) 재미에 비해 순위가 너무 낮군요.
재목이 안티같은데 너무 찰떡이라 차마 바꾸라고 하고 싶진 않아요. 그냥 그대로라도 괜찮네요.
여하튼, 작가님 힘내라고, 그래서 추천해 봅니다.ㅎㅎ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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