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과님의 소설엔 다른 작품들과 구별되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헌터물이 갖는 미묘한 어색함.
예컨대
'왜 게이트 사태가 터졌는데 우리나라가 헌터 강국이 되었는가?',
'전지구적 판타지 사태에서 국가, 정부, 시민단체, 기업 등 비롯한 정치행위자들은 무엇을 하는가?'
'민주국가에서 길드같은 개인의 무력집단이 존재할 수 있는가?'
판타지 소설에서 으레 외면하는 이 어색함을 오히려 직시하면서 주인공 바깥의 서사를 농밀하게 구성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이 주인공 외의 서사는 주인공 스스로의 서사와 결합하여 보다 현실적으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자아냅니다.
물론 판타지 소설에서 왜 현실감을 찾느냐고 반문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주인공을 위해 태어난 세상에서의 사이다보단 주인공에게 결코 우호하지 않는, 미묘하게 현실적인 판타지에서의 사이다가 보다 청량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사이다는 후자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a사과님은 그런 사이다의 맛을 가장 잘 살리는 작가님 중 한 분이시기도 하구요.
이번 '독자를 위한 연중작은 없다'는 전작들보다 요즘 유행하는 사이다적 요소가 좀 더 많이 첨가되었습니다. 판타지적 로망도 풍부합니다.
작가 특유의 다크 판타지적 요소를 꽤 들어내서 인물들도 대체로 화사하구요.
특히 흔히 괴작이라고 평가받는 세겜아와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세겜아 외전의 세상 분위기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그만큼 다른 분들이 작품에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라 믿습니다.
그럼 a사과님의 신작
산뜻하게 돌아버린 아카데미물
'독자를 위한 연중작은 없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줄거리]
주인공은 작중 소설(전작) '르피너스의 장난감'의 독자입니다.
루시드 드림을 통해 우연히 르피너스와 전작 주인공과의 대면을 보는데, 이걸 알아챈 유쾌한 르피너스가 주인공에게 짓궂은 장난을 칩니다.
그를 라노벨에나 나오는 여리여리하고 곱상한 흰머리 실눈캐 한새벽에게 빙의시키는 거죠.
광기라던가 불쾌한 첫인상, 수면장애같은 사소한 핸디캡과 함께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법천지가 된 멸망한 북한 출신 새터민이자 억대 빚의 채무자 한새벽의 좌충우돌 헌터 학원 일대기가 본작의 주요 줄거리가 되겠습니다.
[주목해야할 포인트]
1. 세계 최강국 중국.
여타 헌터물 소설에서 볼 수 없는 아포칼립스적 요소입니다. 전작에서 재앙이 미국에만 닥친 탓에, 짜잔! 작중 세계 최강국은 중국이 되었습니다. 대국의 면모는 이쪽이나 저쪽이나 다를게 없다는 점이 살짝 슬프네요.
2. 광기어린 참교육
아카데미물의 클리셰인 일진 참교육은 여기서도 나옵니다. 본작에선 그 사이다의 쏘는 맛이 좀 더 강합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 헌터물의 무능력한 정부나 기업이 맘에 안 드는 분들.
2. 판타지 소설이라도 현실성이 있으면 좋아하는 분들.
3. 광기 좋아하는 분들.
4. 클리셰에 물리기 시작하는 분들.
5. 필력 좋은 작품을 원하시는 분들.
6. 저처럼 세겜아 등 작가님의 전작들을 재밌게 읽으신 분들.
장르소설을 학창시절부터 10년 넘게 읽었지만 추천글 쓰는건 처음이라 괜찮은 추천사였을런지 모르겠네요.
그럼 이 글 읽는 여러분 모두 행복한 하루 되시길 기원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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