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플레이 타임을 자랑하지만 단 한번도 현실로 로그아웃 하지 않는 위화감 넘치는 상황에 대한 묘사도 떡밥도 전혀등장하지 않는다.
작가는 클리셰에 대한 증오를 감출 생각이 전혀 없다.
쉬운 진행을 위한 꼼수를 절대선이라는 성향을 핑계로 불가능하게 만들어 내용전개를 뒤틀고 꼬아서 장르물에 약간의 미스테리를 뒤섞었다.
미스테리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끄러운 장치들이지만 이런 소소한 악의들이 뭉쳐 기묘한 분위기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예로 초반에 등장하는 첫번째 동료 제이슨이 여자라는 사실을 내용전개가 한참 지나서야 가볍게 한줄로 살짝 짚어주고 구렁이 담넘듯 지나가 버린다...
이게 어떤 느낌인고 하니...
친구랑 전화로 한참동안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중간에
"아참 깜빡잊고 말 못할뻔 했다.. 별건 아니고.. 니 여자친구 저번달부터 나랑 사귀고 있었다.. 암튼 그건 그렇고 아까 너랑 무슨이야기를 했었지?"
요딴 느낌이다..
제이슨... 니가 여자라니... ㅠㅠ
반전이라기엔 어이없고 그동안 읽으며 구축한 캐릭터의 이미지를 전면수정해야하는 독자들 입장에선 작가양반의 치사빤스함에 박규를 날리고 싶은 미묘한 상황이 소소하게 튀어나온다..
이런 의도된 불친절함이 만들어내는 괴기함이 실은 이 작품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뒤틀린.. 그러나 한없이 소심한 악의를 즐길 준비가 되었다면 한번쯤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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