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대체역사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아마 이 작품을 추천할만 한 것 같습니다.
625패배로 인해 적화통일 당한 한반도로 인해 파푸아 뉴기니로 망명한 대한민국.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박정희에 빙의하는 주인공을 다룬 이야기.
(파푸아 뉴기니는 실제로 625때 미군이 계획한 대한한국 망명정부 후보 지역 중 하나였다네요.)
생각보다 소재 내놓는 발상이 기발해서, 읽다가 헛웃음도 좀 치고 그랬고요.
비슷한 계열로 『히틀러가 되었다』 같은, 민감한 소재를 잘 풀어낸 흥미로운 작품도 있었죠.
[장점]
1. 근현대사에 족적을 남긴 거물들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대거 등장 –
우리가 이름 정도는 들어본 정치인, 기업가 같은 사람들도 여럿 등장해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해석을 해볼 수 있다는 점도 괜찮았습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의 앨런 튜링, 킹스 스피치의 조지 6세처럼 인물 재해석이 들어가는 작품이다보니.
내가 이름을 알고 있는 어떤 인물을 뽑아내고, 그 캐릭터의 고증을 담아 전혀 다른 미래에 대한 스토리를 구축한 것 자체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흥미가 꽤나 올라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대역이 대체로 다들 그렇게 하기는 하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꽤 부드럽게 읽힌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작가님이 꽤 신경을 쓰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2. 기존 대역과는 색다른 재미 –
기존 대역의 개발딸에서 더 나아가 기업물 같은 현판을 보는 느낌이 더 강해서, 나름 차별화도 시도한게 보인다는 점.
아무래도 우리에게는 파푸아 뉴기니의 신정부라는 소재 자체가 신박한 것이다보니, 아직 나올만한 것들이 꽤 많아보이는 것도 기대가 되는 부분 중 하나고요.
3. 요즘 많지 않은 근현대사 대역 중 하나인 점 –
최근 들어 근현대사 대역들을 좀 뒤져보면서, 이런 글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았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런 근현대사 대역 중에 하나로서, 꽤나 진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었습니다.
『1979 김부장』 같은, 근현대사 대역 수작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네요
[단점]
1. 호불호가 갈리는 주인공 –
뭐 아무래도 제목이랑 소재부터가...
우리나라에서는 불탈만한 소재가 아닐 수가 없죠...
저 개인적으로는 박정희라는 인물이 장단점이 명확한 인물이라 생각하고.
그런건 보는 사람도 기분 나쁠테니, 추천글에 개인적인 사상을 담을 생각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런 저의 생각과 비슷하게, 작중에서 박정희라는 캐릭터는 소재일 뿐.
처음에는 얼마나 불탈까가 궁금해서 첫화보기를 눌렀던 소설 안에서, 의외로 정치색을 띠는 이야기는 없이 진행이 되다보니 오히려 읽기 편한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가 추천글까지 쓰게 됐으니 말 다한 꼴이 되어버렸네요.
2. 냉전이 배경이다 보니 전쟁 비중이 낮은 것 같습니다. -
1, 2차 대전 같은 격동의 시기가 아니라, 사실상 6.25 전 후의 이야기였습니다.
작중에서의 전쟁은 사실상 북한의 승리로 끝이 난 상태이니, 적어도 현재까지는 기존 대역보다는 전쟁 비중이 낮은 것으로 보이더군요.
그래서 아예 대놓고 전쟁물을 기대하는 분들한테는 애매할지도 모르겠지만, 파푸아 뉴기니에서도 이런저런 갈등들이 일어나는 걸 보면, 아마도 그건 지켜볼 필요는 있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화수가 진행되어갈수록 더 재미있다고 느껴져서 강추드립니다.
이후로도 재미있는 근현대 대역물 써주시는 작가분들이 점점 더 늘어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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