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남파업의 좋은 점은 참 많지만, 그 중 유독 추천하고 싶은 점은 주인공의 선의에 있다.
주인공 예서는 천성이 상냥해서 작중 얼굴도 모르는 남의 어려움에도 기꺼이 손을 내밀어준다. 주변인들은 물론이요, 스쳐 지나가는 인물의 난항까지 주인공은 지나치지 않는다.
계속해서 그런 일이 반복되니 독자 딴에는 간혹 ‘갈 길도 바쁜데 굳이 모르는 사람들까지 다 도와줘야 되나’ 하는 감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소설이 진행되며 예서가 도와준 이들의 이야기가 나오면, 우리는 속절없이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 작가가 캐릭터 개개인을 대하는 태도에 애정이 있기 때문에 그 묘사에서 함께 등장인물에게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의 어려움을 지나쳤을 시 일어났을 불행이 상상돼서 아득해지기도 한다. 주인공이 작은 선의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면 내가 훗날 애정할 인물들이 자신의 불행을 딛고 일어날 계기를 겪지 못했을 것이니까. 우리는 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박탈당할 수도 있었다.
모든 사람에게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사람은 변할 수 있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독자는 등장인물을 단지 ‘캐릭터’로만 보며 그들의 단편적인 특징 몇 가지만 가지고 성품을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의 모순과 난관, 그리고 성장을 통해 그들 또한 상반되는 특징을 가진 ‘사람’이란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독자에게도 성장의 계기를 주는 소설. 섭남파업이 그렇다.
살면서 우리가 섣불리 내밀지 못하는 선의를 건네는 주인공 덕에 볼 수 있는 ‘스쳐지나갈 수도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이 모여서 이루는 다양한 방면의 보답된 선의. 선의로 인해 행복해지는 소설이 읽고 싶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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