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균 #대체역사 #이순신 #임진왜란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
‘무능한 아군은 유능한 적보다 무섭다’
‘사람이 다섯 모이면 그 중 한 명은 쓰레기다’
세상에는 이렇게 내부의 적에 대한 격언과 아우성이 많습니다. 한반도 역사상 최악의 졸장과 최고의 명장을 꼽아보라면 아마 동시대에 공존하는 인물 두 명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원균과 이순신 장군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에 대해서는 아무리 찬양을 해도 모자라지만 반대로 원균의 하드 트롤링에 관하여 논하고자하면 그것도 끝이 없습니다
억제력 그 자체이던 이순신 장군을 모함해 옥에 가뒀고 이어지는 해전에서 거하게 말아먹고 생사마저 불분명해진 상태로 실종됩니다. 향간에서는 원균을 일본식으로 창씨개명하여 이순신을 위기로 몰았던 전설의 일본군 장수 ‘하지메 사토루’라고 조롱하기도 합니다
수급을 조작하기 위해 아군이나 백성의 목을 잘라 왜군을 토벌한 것처럼 조작질을 하다 들킨 점에선 부패한 탐관오리가 몇 단계 초월진화하면 이런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FM 그 자체였던 이순신 장군에게 개인적인 분노와 살의를 받아내는데 성공한 인간입니다. 난중일기에도 원균을 ‘원흉’이라는 비하적 멸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대단한 인간입니다. 나는 이순신의 감정을 조종할 수 있다! 나는 이순신을 화나게 할 수 있다 !
본 소설은 그런 원균의 행적을 보고 욕하던 주인공에게 원균의 혼령이 화를 내면서 시작합니다. 주인공과 한참을 말싸움하던 원균은 화딱지가 나서 ‘꼬우면 니가 한 번 해보던가.’ 라며 강제로 조선시대 원균에게 주인공을 빙의시켜버립니다
이 소설의 강점은 바로 소재의 매력성입니다.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 거였던 사람, 부지런해서 오히려 더욱 미운 사람, 제발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이 되어서 삽질도 안하고 오히려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된다면? 우리가 아는 역사는 어떻게 바뀔 것 인가? 이런 소재가 너무 매력적입니다
원균이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무능의 상징이어서 누가 해도 원균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본 소설은 상당히 풋풋한 맛이 있습니다. 기성작가분들처럼 문체가 정돈된 느낌은 아니고 뭔가 ‘내가 재밌는 이야기를 너희에게 꼭 들려주고 싶어!’ 이런 느낌으로 열심히 쓴 글 같은 느낌입니다. 열정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향후의 성장이 기대가 됩니다.
훌륭한 소재와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대체역사 소설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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