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게임 개발자였던 주인공이 분위기가 너무 무거울 것 같아 개그용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그 캐릭터에 빙의하게됐다는 도입부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하필 그 캐릭터가 정말 개그용 캐릭터라서 매력만 세계관상 최고, 가히 경국지색이라 할 수 있는 매력 수치를 적용시키고 나머지는 아카데미생 평균으로 도배해놨습니다.
정말 얼굴이 개연성 그 자체인 캐릭터입니다.
그렇게 좋은 매력으로 주인공 뒤에서 꿀만 얻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 아닐까요. 저같아도 인생 폈다고 좋아하면서 사건 해결하는 주인공 뒤에서 잘 먹고 잘살고 싶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생사 되는 일이 있나요...
주인공이 없습니다.
뭐, 플레이어블 캐릭터? 주인공? 그딴거 없는 상태로 들어가버린겁니다. 그렇다고 전개가 바뀐 것도 아닙니다.
세상에, 주인공이 해결해야할 굵직한 에피소드들은 그대로 진행된다고 친절히 D-Day까지 예고해주십니다.
얼굴이 다인데, 정작 상대해야하는 괴물들에게는 얼굴따위 통하지 않습니다. 맛좋은 영양제일 뿐이죠.
주인공 캐릭터라면, 하다못해 주인공의 존재라도 있다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먼치킨 주인공도 없는 상태에서 쓸모라곤 얼굴밖에 없는 캐릭터가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게 되는 것이 전체적인 맥락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작가님께서 글 쓰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고 느껴졌습니다.
주인공이 평범한 능력치로 어떻게든 죽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당연히 두마리 토끼를 다 잡진 못합니다.
무언가 포기해야하는 것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를 받아들이려 하는 주인공의 심리도 잘 묘사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어떻게든 주인공이 없는 세계에서 주인공의 역할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해보려 노력하는 모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도 작가님만의 감성을 넣어 그려주십니다.
주인공의 활약만 보여주지 않고, 주변 인물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과 생각들이 큰 사건 사이사이를 허술하지 않게 연결해줘서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흐름에 강약을 잘 조절해줘서 이야기에 빠져들기 쉬운 느낌이었습니다. 매화 마다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능력이 부족하지만 노력하고, 매력을 아낌없이 이용하며 하루하루 살아나가려는 이야기.
아카데미물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추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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