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추천

작품추천은 문피아의 작품만을 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경마소설

작성자
Lv.73 비늘구름
작성
23.11.04 12:25
조회
536

사이게임즈가 우마무스메로 오타쿠 게이머들 사이에 열풍을 일으킨지도 이제 꽤나 적잖은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이 우마무스메가 일본 오타쿠들 사이에 경마에 대한 관심과 유입을 불러일으켰던 사회현상에 대해서는, 오타쿠문화, 혹은 경마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들어보신 적 있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전에는 코에이가 위닝포스트 시리즈를 통해 경마게임의 최선두를 지키고 있었지요. 위닝포스트1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위닝포스트10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는 꽤나 길어 결코 짧다고 할 수 없을 겁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실마들, 혹은 임의로 설정되어 있는 가공마들을 교배시켜 그 사이에서 다음세대의 망아지를 생산, 육성, 훈련시켜서 당당한 경주마로 길러내는 재미는 분명 고유한 재미요소를 담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발매되었던 경마게임 비스무리한(?) 건 엘리샤를 들 수 있겠네요. 작중 타 유저의 말과 교배도 할 수 있었고, 씻기고 먹이주는 일 같은 소소한 재미요소부터 그리고 아이템과 비행기능이 덧붙은 다소 판타지한 카트라이더 스타일 경주가 무척 힐링이 되고 즐거웠던 즐거웠던 게임이었죠. 


경마에 대해서는 만화도 나온 적이 있었지요. 그루밍 업, 위너즈 서클에 어서 오세요 같은 것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김성모화백이 999.9마신이라는 병맛 넘치는 제목의 만화를 연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일본경마와 국내경마는 조금 현장 분위기가 차이가 있는지라, 앞의 두 작품과 뒤의 999.9마신은 어딘가 장르가 상당히 다르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의외로 경마라는 분야는 스토리텔링 요소를 뽑아낼 여지가 있는 분야입니다. 2~3분 남짓한 시간 사이에 코차이로 승부가 나는 아찔하고 스피디한 경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승부가 나기까지의 과정은 온갖 전략과 변수들이 맞물려 상당히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자아내기도 하죠.


하물며 말이라는 생물은 역사를 통틀어 근대 이전까지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 생물이었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좋은 말은 곧 군사력과 이어지기 마련이었고, 군사적으로 뛰어난 장군들의 곁에는 언제나 뛰어난 준마가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위인들의 일대기에는 항상 명마에 관한 썰이 빠짐 없이 얽혀있습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부케팔로스, 조선 태조 이성계의 팔준과 같이 말이죠.


이런 스토리텔링은 근대 이후로도 이어집니다. 6.25. 전쟁에서 활약했던 조랑말 경주마 출신 군용말 아침해(미국명 레클레스) 이야기라거나, 민중들 사이에 영웅시되었던 미국의 경주마 실키 설리번, 대전기 빅 레드라 불리던 맨 오 워, 빅 레드의 재래라고 불리며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까지 나온 세크리테리엇, 굴곡이 많은 마생을 살았다고 알려진 람타라, 그리고 일본의 위포 시리즈 및 말딸에 등장하는 여러 말들. 우리나라에도 ‘각설탕’이나 ‘그랑프리’ 같은 경마 영화가 나왔습니다.(불행히도 후자는 성적이 저조했습니다만)


그런데 비해 경마를 다룬 소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본의 소설가가 되자에서는 그래도 가공마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소설이 없는 건 아닌데 이건 어디까지나 무료소설들이고, 대다수는 말딸 팬픽 패러디소설이나 위닝포스트 팬픽 패러디소설에 가깝지요.


그나마도 국내에는 아예 그런 예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일본과 비교해서 경마의 대중화 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인지, 999.9마신에서 엿볼 수 있듯이 경마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부정적이기 때문인지. 그래도 적게나마 드문드문 종적을 찾을 수 있는 일본과는 달리, 국내 소설연재 사이트에는 경마소설 자체가 나온 적이 없지요.


그나마 최근에 경마에 대한 내용이 언급된 적이 있다면, 대전기 이전의 미합중국에서 거대한 위스키사업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모 대체역사소설에서 짧게 다뤄진 내용이 전부라 하겠습니다. 조금 범주를 넓혀서 말이 소재로 다뤄진 걸 찾아봐도 고대 그리스 신화 말기에서 파리스로 환생한 주인공이 케이론과 함께 승마기술을 만드는 장면, 그리고 네이버 시리즈에서 연재되는 청동기 만주지역을 무대로 한 소설에 나오는 기병을 육성하는 내용 정도네요.


그런 와중에 처음으로 경마를 소재로 한 소설이 있었으니, 곧 《FFF급 경마기수가 사실 천재였다》입니다.


이 소설의 원래 제목은 《터프의 마에스트로》였습니다. 제목을 구성하는 키워드가 조금 생소하죠? 터프라는 단어는 보통 경마쪽에서 잔디주로를 지칭하는 말인데, 경마쪽에 관심 없으신 분들께는 다소 생소한 용어일 것입니다.


 이 소설의 장점은 이전까지 다뤄진 적이 없었던 희소한 소재를 다룬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간 스포츠소설 쪽에서 메이저한 소재인 축구와 야구는 어지간한 이야깃거리들은 대부분 다뤄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후에는 그저 작가의 개성과 필력으로 차력쇼를 하거나, 신규유입자들을 대상으로 정해진 클리셰를 팔아먹거나, 둘 중 하나지요.


 비교적 덜 메이저한 농구, 테니스 같은 덜 메이저한 분야는 여전히 신선함을 갖추고 있지만, 아무래도 사람인 이상 보다 다양한 소재의 맛을 즐기길 원하는 마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정말로 희소한 이야깃거리라 할 수 있는 경마소설이라는 점은 이 소설의 특장점입니다.


 이 소설의 단점 역시 마찬가지로, 이전까지 다뤄진 적이 없었던 생소한 소재를 다룬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소재가 여태까지 다뤄지지 않은 건 과연 경마라는 분야가 팔릴 수 있는 소재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었지요. 영화가 나왔다고 해도 국내에서 개봉된 두 영화 중 하나는 솔직히 말해서 망했고, 나머지 하나는 나름 팔리긴 했습니다만 큰 성공을 거두었느냐고 되묻는다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니까요.


 만화인 999.9마신도 어지간히 김성모 화백 만화를 꿰고 있는 분들이나 알지, 그렇지 않은 분들은 들어본 적이 없는 분들도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최근 말딸이 국내에도 서비스되면서 오타쿠들에게 소소하게나마 경마라는 분야가 알려지기 시작하고, 국내 서비스업체의 운영문제와 관련해서 마차시위 같은 눈에 띄는 사건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그런 것이 있다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경마가 아예 생소하기만 한 분야인 상황은 면할 수 있을지도 모를 상황이 조성되었습니다. 나머지는 작가가 얼마나 잘 살려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겠지요.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읽어볼 만 합니다.


 작가인 상어빨래판님은 이미 전작인 《슬기로운 투수생활》을 완결낸 분입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제가 전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소설 《FFF급 경마기수가 사실 천재였다》는 스포츠소설 평균 정도의 모난 곳 없는 필력을 보여주고 계시면서, 나름 힘겨워보이는 시련과, 상당히 뽕찰만한 구간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짜임새를 보여줘서 흥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계시지요.


 고증적인 면은, 솔직히 말하자면 만약 민감하신 분이 보면 눈에 걸리시는 부분이 없잖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서 다소 편의주의적으로 넘어간 부분이나 경마 시스템적인 부분에 대해서 각색한 부분이 눈에 보이거든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소재의 흥미와 왕도적인 클리셰는 이 소설의 특장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소설이 무사히 유료화되어서 완결까지 볼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경마 만화, 경마 게임, 경마 영화를 즐겁게 접하신 분, 그간 너무도 익숙해진 기존 축구, 야구 계열 스포츠 소설에 지치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Comment ' 9

  • 작성자
    Lv.30 시몬느
    작성일
    23.11.04 13:08
    No. 1

    오 재밌어보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넙띠
    작성일
    23.11.04 22:33
    No. 2

    추천글 퀄리티가 대단 합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86 케너비스
    작성일
    23.11.05 15:02
    No. 3

    솔직히 추천글이 외계어 같아요. ㅡ.ㅡ; 그래도 경마에 관심은 있으니 한번 읽어보렵니다. 예전 바람의 질주라는 만화를 너무 재밌게 본적 있어서..

    찬성: 0 | 반대: 2

  • 작성자
    Lv.87 견리
    작성일
    23.11.06 14:08
    No. 4

    읽어보고 왔는데 재밌습니다. 사도적인 전개가 넘쳐나는 장르판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왕도적인 전개가 특히 좋습니다. 경마라는 소재가 신선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죠. 저는 경마를 잘 모릅니다만, 작가님의 설명 배치가 정말 간결하게 되어있어서 설명이 방해된다는 느낌도 없이 충분히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교과서적으로 쓰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소 편의주의적으로 보이는 전개가 없진 않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분위기는 굳이 따지자면 가벼운 편입니다만, 한없이 가볍게 개그로 빠지는 작품은 아닙니다. 소년만화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맞겠네요.

    댓글을 급하게 쓰느라 다소 중구난방이긴 합니다만, 가볍게 일독 권해드립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32 Jever
    작성일
    23.11.07 00:15
    No. 5

    신선하니 볼만하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2 싱귤러리티
    작성일
    23.11.07 18:39
    No. 6

    먹을만하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8 my*****
    작성일
    23.11.10 14:51
    No. 7

    추천글 보고 재밌게 보고 있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3 물에비친달
    작성일
    23.11.10 18:52
    No. 8

    추천글 정성이 엄청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averick
    작성일
    23.11.13 15:42
    No. 9

    뭔가 주인공의 행보 자체는 재밌는데 고증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 이전에 숫자를…너무 많이 틀리네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작품추천 게시판
추천 : 2 표지
원형군   등록일 : 23.11.29   조회 : 562   좋아요 : 5
현대판타지, 판타지 400억 로또에 당첨됐다 | 김종혁
추천 : 1 표지
태평   등록일 : 23.11.29   조회 : 387   좋아요 : 2
추천 : 2 표지
ka******   등록일 : 23.11.29   조회 : 675   좋아요 : 22
현대판타지, 판타지 서부의 합법적 핵쟁이가 되었다 | 배뿌
추천 : 2 표지
로젠츠바이   등록일 : 23.11.29   조회 : 831   좋아요 : 13
현대판타지, SF 다시 싸우는 우주기갑 | NZ
추천 : 1 표지
리리린   등록일 : 23.11.28   조회 : 449   좋아요 : 9
|
추천 : 3 표지
모래두더지   등록일 : 23.11.27   조회 : 1,000   좋아요 : 17
판타지, 현대판타지 게임 속 마법 쓰는 드루이드가 되었다 | 비정현파
추천 : 5 표지
봐줄만해   등록일 : 23.11.26   조회 : 1,079   좋아요 : 33
대체역사, 드라마 칭찬스티커 받는 단종 | 문환
추천 : 2 표지
현월79   등록일 : 23.11.26   조회 : 677   좋아요 : 6
판타지, 퓨전 타이탄에 키메라를 숨김 | 쉬운이름
추천 : 1 표지
굿굿빌런   등록일 : 23.11.26   조회 : 567   좋아요 : 10
무협 천라신조 | 태규
추천 : 3 표지
에우메네   등록일 : 23.11.26   조회 : 979   좋아요 : 16
현대판타지 아포칼립스 N수생 | 데이우
추천 : 2 표지
수램썬   등록일 : 23.11.26   조회 : 643   좋아요 : 14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고려황제! 무신정변을 막아라! | 차돌박E
추천 : 1 표지
zu****   등록일 : 23.11.25   조회 : 711   좋아요 : 3
|
추천 : 5 표지
sk******..   등록일 : 23.11.25   조회 : 502   좋아요 : 15
판타지, 퓨전 이세계 외과의사 허태호 | 경우勁雨
추천 : 2 표지
판광난나야   등록일 : 23.11.25   조회 : 619   좋아요 : 5
판타지, 퓨전 타이탄에 키메라를 숨김 | 쉬운이름
추천 : 3 표지
굿굿빌런   등록일 : 23.11.25   조회 : 389   좋아요 : 5
현대판타지, 퓨전 투견의 신 | 비수(飛秀)
추천 : 2 표지
감자주의자   등록일 : 23.11.25   조회 : 548   좋아요 : 3
현대판타지, 판타지 아기 용과 시골에서 힐링합니다 | 단열
추천 : 2 표지
몽쉐르   등록일 : 23.11.25   조회 : 319   좋아요 : 7
현대판타지 천재 영화 감독이 돌아왔다. | 지고청원
추천 : 5 표지
엘로아힘   등록일 : 23.11.25   조회 : 326   좋아요 : 19
대체역사, 드라마 칭찬스티커 받는 단종 | 문환
추천 : 2 표지
인사팀장   등록일 : 23.11.25   조회 : 297   좋아요 : 3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국정원 블랙 요원, 회귀하다. | 평택안중
추천 : 2 표지
rin223   등록일 : 23.11.25   조회 : 451   좋아요 : 20
현대판타지, 로맨스 귀농 후 유튜브하는 천재마법사 | 안신아
* 본 게시판의 규정에 어긋나는 글은 삭제처리 될 수 있습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