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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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4 은머리
작성
21.02.20 18:38
조회
688

안녕하세요. 추천글을 열심히 쓰던 글이 문을 닫아 슬픈 하루입니다. 괜찮아 보인다 싶은 글들을 다양하게 응원해보고자 하는 목표로 추천글을 썼었는데 실패를 해 버렸네요. 그래도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빨리 기운을 차려야겠네요. 응원할 글들은 앞으로도 많고 많을 테니까요.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변덕스러움이 꼭 나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설은 현실처럼 변덕스러운, 혹은 불가해한 현상이 마구잡이로 일어나면 개연성의 부족으로 몰입감을 해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소설이란 반드시 각 소재 사이에 개연성을 잡아줘야 하겠지요. 뜬금없음은 소설에게 위험한 요소니까요.


이야기를 다시 꺾어서, 그렇기 때문에 익숙한 소재와 전개를 사용한 작품구축은 하나의 좋은 창작수단이 됩니다. 쉬운 출발과 전개를 약속하지만 동시에 지루함을 줄 수도 있어 작가의 역량은 여전히 중요시되죠.


그렇다면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이 소설 [아카데미의 육군 중사]는 익숙한 소재를 돌돌말아 뾰족한 끝으로 푹 찌르는 수단을 사용합니다. 총검의 지르기 처럼요.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주인공은 육군중사로 짬밥을 휘날리며 작업을 하다가 이세계로 오게 됩니다. 좋아라 읽던 소설 속 세계로요.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다는 목적으로 자신을 데려온 정체불명의 누군가의 제안을 승낙하고 아카데미의 신입생이 되는 부분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고인물답게 기연을 습득하고 주연들과 얽히기 시작하고 있네요.


소설의 구성과 진행은 클리셰의 그것을 답습합니다. 거의 공식과도 같은 규칙이 이 소설에도 유감없이 사용되고 있지요.


1. 주인공은 (모종의 이유로)세상에 대해 어마어마한 지식을 가지고 이 세계로 뛰어들게 됩니다.

2. 아카데미에 막 들어온 주인공은 처음부터 우연히 주인공 일행과 엮이게 됩니다.

3. 얼핏 약해 보이는 주인공은 사실 엄청난 성장의 비밀을 가집니다.

4. 특별하지 않아 보이는 주인공은 한가지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게 되며, 이를 모종의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주며 주변인물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줍니다.

5. 아카데미의 첫 수업. 무기선택에서 주인공의 잠재력이 개화됩니다.

6. 그리고 잠재력은 주말을 이용해 외출해 얻은 기연으로 성장합니다.

7. 위 6번 중 이야기의 주연과 얽히며 장래를 보장받게 됩니다.

7-1. 최근에는 ‘이야기 전개상 잊혀지지만 사실 큰 가능성을 가진 무언가’가 이 자리를 차지하는 케이스가 흔하며 본 소설은 이쪽을 따라갑니다.

8. 성장한 주인공은 주인공과 얽히며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이처럼 굉장히 익숙한 전개로 글을 시작합니다. 아카데미물 팬들이라면 이후에 마주치는 사건의 방식과 그로 인한 전개도 어느정도 예상이 갈 수 있을 정도로요. 짐작컨데 2~3번째 외출 즈음에 동반자 개념의 동료를 얻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마치 단점처럼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이런 방식은 안정적입니다. 앞서 말했듯 이 익숙한 틀에서 어떻게 맛을 뽑아내느냐가 작가의 실력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작가님은 어떻게 이 글의 매력을 만들었을까요. 네. 이미 말했듯 곧게 지르기입니다. 시원시원하게 지르는 맛이 있습니다.


주인공 성장에 필요한 악역의 행동을 참는다? -> 닥치고 죽어라 악당!

주인공이 갑갑해도 이야기 전개를 위해 참는다? -> 너도 좀 맞아야 해. 수정펀치!

미래를 대비해 자신을 숨긴다? -> 부탁한다 미래의 나!

처음 보는 사람의 비밀을 다 아는 척 하는건 좀 그렇지? -> 내가 위키다!

자신의 정체를 주변인들에게 숨긴다? -> 회귀자라 불러줘!

미래의 사건을 이야기 전개를 위해 감춘다? -> 부탁한다 미래의 나!(2)


왜 저걸 저렇게 대응하지? 하고 글을 읽으며 답답해 할 수도 있을 부분을 시원하게 푹 찔러냅니다. 그것은 시원하고 빠른 진행을 보여주며 지루할 틈 없이 다음으로 독자들을 넘겨내는 컨베이어 벨트의 느낌과도 같습니다. 속칭 ‘사이다 전개’라고 말하는 것처럼 막힐 법한 곳을 푹푹 찔러 뚫어내는 글은 경쾌합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주인공이 고아라느니 독신으로 입양을 했다느니 특전사니 하는 기본 설정(1화에서 나오는)들이 얼핏 나오지만 현재까지는 무가치하게 버려집니다. 특전사로서의 과거만 얼핏 등장한 정도죠. 잘 끌어올 소재가 있음에도 매력적인 인물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고민과 행동의 단계가 1차원 단계에서 움직입니다. 이는 빠른 전개 속에 주변인물을 비출 기회를 놓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며, 실제로 20화 언저리까지 주변인물은 몇 없으며 그나마도 깊지 않습니다(원작의 주인공 마저도요). 


그리고 빠른 전개이기에 쉽게 발생하는 문제인데, 진행 중 작위적인 부분이 눈에 띄게 됩니다. 위험한 순간 아무 전조 없이 빠른 각성 또는 제3의 인물의 도움이 그렇죠. B등급이란 매우 위험한 던전의 보스가 누구나 쉽게 얻을 성수 2병에 치명상을 입는다? 속성빨이 있다 쳐도 100원짜리 성수 두병으로 언데드 보스를 잡는 건 쉬이 납득가지 않죠. 앞으로의 고난도 주인공의 지식으로 쉽게 벗어날 거라는 예상이 쉽게 되요. ‘너무 세질까 봐’주인공의 재능을 없앴다고 했지만 이미 아카데미 1위를 정면대결로 이길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위기감이 없는 전개’가 되겠네요. 


그럼에도 글은 매력을 가집니다. 익숙한 소재에서 ‘에이 왜 저래’하는 부분을 뻥뻥 터트리는 부분은 이 글의 특징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틀의 기본을 지키기에 진행의 탄탄함은 어느정도 보장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완성형 주인공을 들었고 주인공에게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역할을 맡기려 한다면 그 컨셉을 끝까지 죽 질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익숙한 아이스 크림에 팝핑캔디와 같은 개성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덤) 중사가 군대에서 제일 강하다는 것은 케로로를 통해 입증된 사실입니다. 의심 노노요. 



Comment ' 5

  • 작성자
    Lv.12 미도라시
    작성일
    21.02.20 19:50
    No. 1

    누추한 글에 이런 귀한 추천글이....

    우선 재밌게 읽고 이렇게 장문의 글까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글인데도 이렇게 써주시다니...

    그리고 제 글의 단점과 아쉬웠던 점들도 이렇게 콕 집어서 지적해 주신 것도 매우 감사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는데, 덕분에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힌 거 같습니다.

    아직 부족하고, 배워나가야 할 게 많은 초보작가지만, 더욱 더 재밌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ㅎ
    추천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찬성: 5 | 반대: 1

  • 작성자
    Lv.72 s4***
    작성일
    21.02.20 21:00
    No. 2

    약간 답답합니다. 주인공이 멍청합니다.
    다만 회마다 조금씩 글의 퀄리티는 나아지고 있습니다.
    5~60화까지는 기다려보고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40 두부갑빠
    작성일
    21.02.21 07:10
    No. 3

    알고보면 재능치킨이라 고난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1 늑여호
    작성일
    21.02.22 01:53
    No. 4

    노잼이라 마법못쓰게 한다면서 재능은 알아서 고르라카고 미군에 특전사란 컨셉은 없는거나 진배없고 컨셉이 컨셉을 잡아먹고 정신나갈것같애ㅐㅐㅐㅐ

    찬성: 3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3 파라오살라
    작성일
    21.02.27 11:12
    No. 5

    특전사 컨셉은 잘싸우는 개연성으로 써먹는 듯
    소설에 들가서 갑자기 질싸우는 건 이상하잖아 특전사 출신이라는 바탕이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잘싸우는거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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