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진입장벽은 초반부를, 특히 무료편수를 넘기느냐 마느냐라고 봐요. 저도 유료 편수 진입하기 전 즈음에 한 번 막혔거든요. 본격적인 건 유료화 이후에 50화 즈음 가면서부터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초반부터 시원시원한 사이다 전개나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하는 그런 과정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취향에 안 맞으실 수 있어요. 하지만 약간 루즈한 전개에 연연하지 않으시는 분들이라면 뒤로 갈수록 묵직해지는 스토리나 떡밥 회수에 만족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주인공이 본래 30대였음을 생각하면 초반부의 캐릭터성은 그닥 매력없었다고 생각해요. 전개도 어딘가 널뛰는 듯한 면모가 있고요. 하지만 이 소설은 개인적으로 후반으로 갈수록 매력이 강해진다고 생각해요. 주인공이 점차 이 세계에 진심으로 변해갈수록 그 주변의 캐릭터들도 서사도 묵직해지고 입체성도 생기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리고 저는 지나치게 쉽게 해결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좋았던 부분도 있어요. 비교적 묵직하고 진한 분위기인데 그 안에서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사건을 헤쳐나가려고 그저 최선을 다하려할 뿐인 그런 부분이랑 그 결과와는 상관없이 어떠한 성장을 이룩한게 마음에 들었어요.
소설이 조금 어려운 면모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고심해보는 것도 저는 재밌었어요. 가볍게 슥 보길 바라시는 분에게는 약간 안 맞으실 수도 있지만 소설 보실 때 같이 추리해나가듯 파헤치면서 보는 걸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잘 맞으실 것 같아요.
+) 간략 줄거리 원하시는 분이 계셔서 추가합니다. 어쩌면 스포주의!
기본 스토리는 현대에서 편집자로 살던 주인공이 작가에게 받은 소설의 원고 속으로 이동해서 작가의 뜻대로 망가진 플롯을 수정해나가면서 이야기의 끝을 봐야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원고가 이번으로 9번째 수정 중이기 때문에 소설 내의 캐릭터들이 지난 원고의 기억을 갖고 있기도 하고 지난 원고와 뒤섞여서 이야기가 틀어지기도 하고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서 주인공이 작가 대신 직접 뜯어고쳐야만 하는 상황이에요. 덕분에 이세계에서 돈 많은 백수를 꿈꾸던 주인공은 킹메이커 중이고.. 그 과정에서 어쩌다보니 엄청난 마법사가 되버려서 정치 싸움도 하고 진짜 전투에도 나가야하고 이리저리 휘말려서 구르는 중입니다. 저는 사건 자체가 흐르는 과정도 재밌었지만 사건과 사건 사이의 이야기도 재밌었어요.
마법에 대한 설정도 저는 꽤 신선해서 좋았어요. 수식이나 과학 원리보다 마법 영창을 얼마나 아름답게 지었는가에 따라 마법의 위력이 달라지는데, 제목 그대로 문과라도 안 죄송한 세계답죠. 주인공이 참고한 문학 구절 중에 아는게 있으면 어쩐지 더 즐거워지기도 했고요. 제가 문과라 그런가ㅎㅎ...
이 이상의 것은 직접 보시면서 느껴보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이만 줄입니다. 다만 두 가지만 첨언하자면, 우선 이 소설는 하렘물 아닙니다. 초반부에 주인공 주변에 등장하는 여캐가 많아서 오해하실 수 있는데 하렘물 아니에요... 그냥 친구끼리 티키타카하는 정도의 사이에요. 그리고 보실 때 글이랑 그걸 보는 자신의 감상에만 집중해서 보고싶으시다면 댓글을 보는건 그닥 추천 안 합니다. 정주행 중에 몇 번 댓글창에 들어갔는데 몰입이 깨지더라구요.. 독자들끼리 작은 충돌 일어난 것도 조금 있고요.
줄인다고 했는데 이걸로 1000자가 넘었네요;; 이제 정말 줄입니다.. 다들 문송안함 같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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