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들어간 글인데 천편일률적인 이계진입물에 질리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검은머리”라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 이계가서 무쌍 찍는 글이겠구나”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앞부분은 얼추 맞췄는데 우연이었을 뿐, 진짜 “검은 머리”는 따로 있더군요. 작중 화자“도” 검은 머리였을 뿐.
배경은 판타지지만 아포칼립스물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더 맞을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것도 굳이 따지자면 아포칼립스 이전의 세상을 기억하고 활보하던 사람들이 많은. 인류는 추운 북방으로 밀려나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살기 좋은 곳은 게을러진 오크와 타락한 엘프가 점령한 상황이죠. 작중화자는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 강하지만 무쌍을 찍을 정도는 안되고요. 지금은 적당히 눈 굴려서 눈사태 만든 정도까지 진행이 되었으니 딱 읽기 시작하기 좋은 타이밍이기도 합니다.
사소한 부분에서 문피아의 대중적인 입맛과 안 맞는 부분들이 있긴 하고, 의성어/효과음 등의 묘사가 조금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양식 뷔페에서 김치 찾은 기분으로 선작해 놓고 읽기 좋은 글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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