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특이한 소설입니다. 분위기와 흐름이 독자를 쥐고 흔듭니다. 추천 글을 보고 들어갔다가 연휴 하루만에 단숨 정주행했습니다.
- 최종 병기 그놈 -
제목처럼 전쟁물도 아니고,초장부터 머리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이포칼립스물도 아닙니다. 게임 빙의물처럼 요즘의 유행물도 아닙니다. 그러나, 장르에 관계 없이 너무 재밌습니다.
저는 읽을 대상물을 선택하기 전에 꼭 목차를 먼저 봅니다. 내 마음을 유혹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 가를 보기 위해서 입니다. 목차에는 대충의 흐름이 잘 나와 있죠. 처음부터 주인공이 현상범으로 쫓기고 있네요. 특이한 시작입니다. 얼른 그 다음 목차로 넘어갑니다.
*미끌 뱀장어(비슷한 것이 없었던 진짜 특이한 제목)
*유혹의 갈고리(주인공이 얼빵이인가? 꾼들에게 사기 당하는 건가?)
*마경의 라키스(마성에 절어 죽을 때까지 미쳐 날뛰는 Berserker?)
*박피 흑법사(인간의 껍질을 벗기는 흑마법사가 나온다?)
*쥐의 왕 비쿰, 사채길드, 꼬막쥐의 친구, 몬스터 미믹, 부활의 동굴, 인간 사육.
계속될수록 신비로운 냄새가 물씬 난다. 찾았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쥬논류의 신비괴기 소설이다. 얼른 읽기 시작한다.
문장 흐름이 좋다. 짜증나게 만드는 장황한 세계관 설명도 없고, 처음부터 이빨 갈리는 복수 대상도 없다. 설명충도 아니다. 대화와 서술이 맛깔나게 어우러져 슬근슬근 넘어간다. 어느새 여태까지의 연재 분량을 다 읽었다.
이 소설은 게임의 플랫폼을 쓰고 있지만 게임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작가분도 게임물로 분류되기 싫은 듯 제목을 바꾸셨네요. (생계형에서 드래곤 슬레이어까지)가 <최종 병기 그놈>으로 바뀌었습니다.
읽어보니, <최종 병기 그놈>은 게임물이라기 보다는 현실의 상황과 게임이 연결되어 있는 심리 소설이라 생각 됩니다. 흐름 내내 실제의 생활과 게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그것이 더 현실감을 줍니다.
단순히 레벨을 올리고 퀘스트를 하는 게임물에 식상한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역시 그렇고요. 그러나, <최종 병기 그놈>은 그런 법칙을 과감히 깨고 있습니다.
현실과 게임을 자유롭게 들락거리며 문제를 물어오고 그것을 헤쳐 나갑니다. 게임 내에서 주인공이 사기 치고 사기 당하는 내용은 처음 봤습니다. 이러한 것이 현실과 긴밀히 연결됩니다.
주인공이 왕찐따라 답답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더군요.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주인공도 사기를 칩니다. 당한만큼 되돌려 줍니다. 힘내라 찌질이.
<최종 병기 그놈>에는 흉험한 덫과 함정이 곳곳에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몹시 괴기스럽고 흥미로운 이 소설만의 특징입니다. 주인공은 벌레처럼 기어서 이 난관들을 헤쳐 나갑니다. 이것이 더 통쾌하고 재미있습니다.
이제 20여 회가 좀 넘었는데, 그 사이 무수한 변화가 주인공을 태풍처럼 휘몰아칩니다. 워낙이 특이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최종 병기 그놈>은 너무 깊숙히 묻혀 있습니다. 홍보가 안 되어 선작이 의외로 적네요. 퀄리티는 랭킹 내에 있는 어떤 작품에 못지 않습니다. 작가분이 힘내시도록 미흡하나마 추천 글을 썼습니다.
<최종 병기 그놈>. 정말 꿀잼이고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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