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성 님이라고, 무협의 새 글쟁이를 찾은 느낌?
여타 다른 배경의 글들에서는 더러 좀 봤던 수준의 캐릭터성이긴 합니다만, 현대에 무림을 대입시킨 글들 중에서는 가히 압도적이라고 할만큼의 재치가 반짝이고 있는 분입니다.
이런 종류의 글이 대단히 반갑습니다. 오래 기다린 것도 같아요.
국내 퓨전 국악을 들으면 늘 떠오르는 심상 한가닥이 있습니다.
평소에 들어주지 않은 미안함이랄까, 가난한 바닥에 돈 없이 이리저리 치이고 고생하면서도 여전히 그음악을 구사하고 작은 언더무대에 오르는 젊은이들.
그런데, 막상 그분들 음악을 들어보면 그런 고생길에서의 암울함은 하나도 없이, 정말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겁내 밝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암울함을 이기는 겁내밝음은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니가 걱정 안해도 우리 존내 잘먹고 잘살아 새끼야’
저도 개인적으로는 요즘 무협바닥을 좀,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오경성님이 쓰신 현대무림견문록은 오늘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협? 1도 암울한거 없어. 걱정하지마 새끼야.’
네. 겁내 밝음. 그게 이글에서는 있습니다.
무협의 수많은 글들을 읽으신, 그리고 앞으로도 원하는 분들이라면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글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경성님의 현대무림견문록.
용대운의 무게감을 좋아하고 찾던 시절에는 뜨지 못했을 작품이고, 좌백의 변태적인 캐릭 구사수법이나, 여타 많은 분들의 향기가 스쳐지나갑니다만, 굳이 비슷한 분 찾아보라면 풍종호님의 발랄함을 대입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기말, 몰락한 무협을 다시 살려냈던 90년대의 폭풍같은 작가군 중에서, 그분들이 저놈 천잰가?
라는 평가를 많이 했다는 그분.
2021년, 포스트 풍종호를 발견한 것 같은 글입니다.
오경성님의 현대무림견문록,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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