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빙의, 환생. 줄여서 회빙환이라고 부르는 이 3가지 요소는, 웹소설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빙의된 몸이 망나니라던가, 엑스트라라는 설정은 진부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빙의자가 아닌 주변인물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셨습니까? 망나니였던 내 아들이, 내 동생이 갑자기 개과천선한다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실제 많은 망나니물에서 개연성문제로 지적받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이 작품의 주인공은 빙의자의 형입니다. 어릴적 착하기 그지없던 동생과 친했던 그는 망나니짓을 그만둔 동생이 예전의 동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동생의 몸을 꿰찬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그를 동생의 몸에서 쫓아내기 위해 평생을 바치고, 자신의 재능으로 닿을 수 없는 조금의 영감을 위해 악마와 계약하기로 합니다. 악마계약자가 된 자신의 심장에 칼을 꽂은 그 이방인을 동생의 육체에서 추방함과 동시에 회귀합니다.
회귀한 그는 전엔 몰랐던 몇가지 사실을 알게됩니다. 동생이 이따금 허공을 바라본다는 것이라든지, 동생이 동생이 아니란 것을 자신만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란걸 말이죠. 기사, 하녀들까지도 알아차렸죠. 그러나 망나니에게 너무나 시달렸던 그들은 그런 일말의 가능성을 부정해버립니다. 그렇다면 망나니에게 핍박받지 않던 아버지, 어머니 등은 어떨까요? 여기서 제게 굉장한 흥미를 일으킨 장면이 나옵니다. 과연 회귀한 주인공은 빙의자를 쫓아낼 수 있을지, 빙의한 이유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여기서부턴 직접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망나니 빙의물을 비틀어버린 흥미로운 작품 설정과 회귀전의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자 보이는 수많은 복선들, 이 모든 것을 흡입력있게 풀어낸 작가님의 실력. 지금까지도 재밌었던 작품이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라 추천글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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