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요약을 한다면 현대인 사학도가 조선 건국초 정도전에 빙의해 이방원을 세자로 만들고, 이성계-이방원-이도(예정)을 모시며 조선을 부흥시키는 내용입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는 이 소설의 장점은
1. 대체역사소설 특유의 무리하고 무분별한 확장세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도전은 어디까지나 민생, 민본을 목표로 일을 처리해나가고 있으며, 조선의 발전 또한 거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많은 소설에서 기술딸 판도딸에만 치중하고 국가가 그걸 구현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면, 여기서는 국가 운영을 위해 기술이 개발되고 정책이 입안된다고 할까요. 딱 당대 사람이 기술 보고 고민할 내용들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2. 성리학을 절대악으로 묘사하지 않음. 현대 역덕들 가운데는 성리학을 말이 안통하는 답답이, 유교탈레반 등으로 취급하는 사람이 적지 않고, 많은 대체역사소설 또한 그런 가정 하에 소설을 전개합니다.
그러나 여말선초 신진사대부들이 성리학을 국시로 삼았던 것은 그들 입장에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으며, 이 소설 또한 흔히 간과되어왔던 고려말의 지옥도와 조선 초 국가발전에 헌신적이었던 성리학자들의 열정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3. 뽕.... 이라고 해야 할까요. 소설을 보다 보면 감동적인 장면들이 여럿 있습니다. 캐릭터들의 개성을 매우 잘 살렸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부터 세세한 조역까지 매우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국가발전무새, 전쟁장사꾼 등 소설의 인기를 위해 특정 개성을 과도하게 묘사하는 게 아니라, 그 묘사가 제대로 스토리와 연관되어 전개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4. 착실한 고증과 정책. 흔히 현대인이 트립하면 하는 간단한 정책들, ‘대동법 같은 우수한 제도를 왜 적용 안했지?, ‘화폐를 쓰자’. 같은 정책들이 과거를 너무 우습게 본 거라는 것을 작중 인물들의 발언을 빌려 비판합니다.
많은 대역소설에서 무시되곤 하는 정책집행과정에서의 반발, 기득권들을 다루는 여러 정치선동이나 책략 등이 있고 최근에 나온 ㅇㅇㅇㅇㅇㅇ은 정말 작가가 많이 연구해서 설계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작가가 논문이나 서적을 많이 찾아본 티가 나더군요.
5. 성실연재, 작가는 ‘지각세’ 를 스스로에게 부과해, 지각 1번당 연참 1번을 합니다. 1주일 평균 10화 연재가 이를 나타내지요. 최근 손가락이 골절되어 교정기를 달았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실연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1부 이성계메이커를 종료하고 바로 2부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대역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재밌게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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