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굉장한 작품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작품명은 <아포니언 집단군>. 저는 처음에 이게 제가 아주 좋아하는 장르인 <전쟁물, 대체역사물>이 아닌가 싶었는데, 읽어보니까 전혀 다르면서도 동시에 엄청난 작품이더라구요.
처음엔 <판타지>구나 하고 읽었는데, 읽다가 어떤 댓글을 보니 이게 <벨기에에서 있었던 일>라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 판타지는 고증>이라는 걸 말이죠.
(여기부터 스포)
리부라는 노예가 있습니다.
모든 노예들은 머리 뒤쪽(?)에 ‘족쇄’를 차고 있고, 그 족쇄에 들어간 ‘족쇄벌레’는 아무런 생각도, 말도, 통증도, 감정도 없는 노예들을 명령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바꿔줍니다. 그래봐야 아주 간단한 명령만 수행 가능한 <꼭두각시들>이지만요.
하지만 리부는 달랐습니다.
리부는 노예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작중에선 다색머리)과 거의 흡사하게 사고(생각)하고, 감정을 느끼고, 스스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노예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리부를 <노예>로 거느린 오서스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이 노예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커다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내 아들이 죽으면서 남긴 마지막 유산인 리부, 하지만 그 리부의 모습은 자신의 아들과 너무나도 닮아 있습니다. 노예는 사람(다색머리)처럼 뱃속에서 자라는 게 아니라 통풀이라는 것을 통해 만들어지는 <인간(다색머리)과는 다른 존재>임에도 불구하구요.
노예와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
얼핏 보기엔 판타지 같지만, 놀랍게도 이건 모두 과거에 실제로 존재했던 이야기였습니다.(물론 종족이나, 스토리 등은 창작이지만)
노예가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한쪽 손목을 자르고, 그럼 얼핏 생각하기에 생산량이 줄어들 것 같지만 오히려 한쪽 손목을 잘린 노예들이 탈진해 죽을 정도로 일을 하기에 오히려 생산량이 늘어나는 괴현상.
그리고 그러다가 다시 할당량을 못 채우면 한쪽 발목을 잘라 본보기로 죽이기까지.
실로 <야만의 시대>라 부를 법한 세상이지만 불과 백년, 이백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이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었고, 한국이 군부독재를 겪으며 수없이 많은 시위와 희생자들을 반복했던 것처럼, 저 세계 최강대국이라 불리는 미국 역시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시카고 7인의 재판?)>이라는 영화에서처럼 비슷한 단계를 밟아나갔죠.
작게 보자면 <노예>에서 <사람>이 되는 리부의 삶을 그린 작품.
그리고 크게 보자면 오늘날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번쯤 <나는 노예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줄 수 있는 철학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튼..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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