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을 읽다 보면 아무래도 1일 1연재다 보니 소설 중간에 갑자기 작가님들의 텐션이 떨어져서 조기 완결이나 용두사미가 된 적이 많다.
특히 소설의 배경이 현대인 현대판타지는 스케일이 커질 경우 소설이 급전개를 하거나 무리수를 쓰거나 아니면 작가님의 정치적 지향성이 소설 속에 들어나 뭔가 읽기 거북할 때가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소설은 정말 끝까지 망가지지 않고 퀄리티를 유지한채로 300화 넘게 연재를 하는 수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추천하고자 하는 소설은 SSDHDD작가님의 ‘재벌 3세는 조용히 살고 싶다’ 이다.
이 소설의 기본 주제는 재벌 집 서자의 회귀물이다.
그런데 좀 다른 점이 있다. 주인공은 딱히 거대한 재벌의 대기업을 잇고 싶지 않다. 어차피 곧 무너지는 회사, 별로 상관하지 않고 자기 돈이나 좀 불려서 어머니랑 평화롭게 살고싶다. 그러나 주변은 그런 주인공을 가만두지 않는다.
서자였던 주인공 최민혁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본가로 들어왔을 때 누군가의 음모로 감옥에 가서 몇 년동안 썩다가 나오게 된다. 그러나 그런 그가 나오자 이미 자신의 집안이었던 대기업은 쫄딱 망했고 그에게는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도 죽어버린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절망하던 주인공은 죽은 뒤에 이제 막 회사에 들어갔던 그 때로 회귀하게 된다.
이 소설은 다른 소설들에서 너무 쉽게 휙휙 넘어가는 부분들을 좀 더 현실적이게 보여줘서 전개가 무리수가 없다, 억지전개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또 물론 주인공이 회사의 일을 하지만 꼭 재벌가 전부를 먹어 치워야겠다 라는 야망이 없어 전개가 좀 신선했다.
주인공은 별 생각이 없고 혼자서 조용히 잘 살고 싶은에 주변에서 이리 저리 놀라는 점도 웃음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비록 뭔가 커다란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강렬한 사이다나 자극은 좀 부족할지 몰라도 물 흐르는 듯 계속 재밌게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특히 보통 회귀물 보면 나이가 꽤 들은 게다가 온갖 고생을 하다 회귀한 사람들이 마치 중2병에라도 걸린 양 말이나 행동을 청소년같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에서는 그러지 않아서 좋았다.
주인공의 성격도 마음에 들고 내용도 답답한 고구마 없이 시원시원하게 진행된다. 좀 전개가 느린 부분도 있는데 지루하진 않고 다만 작가의 스타일인 듯 하다.
전개가 느린대신 꼼꼼하고 일의 진행도 디테일이 잘 묘사되어 있어서 난 좋았다.
용두사미가 아닌 소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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