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이 지나쳐 바보같아보일 정도이지만 그만큼 올곧은 기준을 가진 주인공입니다.
사실 이런 성격은, 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러 소설이나 만화 등에서 흔히 등장하던 전통있는 클리셰라고도 할 수 있지요. 외압에 굴하지 않고 신념을 관철해나가는 소년의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에 설렘을 주니까요. 검증된 공식인만큼 지금까지 수많은 예시가 있어왔으며 클리셰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소 진부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요즘 웹소설계에서 유행하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그리고 대체로 냉소적인 남자 주인공들 한복판에서 맞닥뜨린 이 고리타분한 클리셰는 오히려 반갑게까지 느껴지더라구요. 옛친구를 길가다 우연히 마주친듯한, 그런 정겨운 기분이었어요.
또한 작가님의 내공도 상당하시다보니까 그것이 또 마냥 진부하지도 않습니다. 사실 자칫하면 답답해보이기 쉬운 성격이죠. 바보같고, 고집세고,유치해보이고. 그런데 거기에 나사 몇개 살살 풀어놓고 먼치킨 조미료를 치니까 그런 요소들이 오히려 매력이 되어버리더라구요. 나사 풀은 정도도 절묘해요. 사이코같아 보이면서도 참 사람냄새가 나는 친구입니다. 묘해요 아주.
제가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쓸것도 없이 좋은 글인데 제가 괜히 앞으로 읽으실 독자분들의 흥을 깨는건가 싶네요. 자기가 읽고 재밌었던 글 추천하는 데에는 원래 다른 긴 말 필요없지요.
재밌어요!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