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정말 재밌게 읽었고 그래서 언젠가 추천글이라도 한번 써야지, 써야지 했지만 글로 무언가를 표현하는데 능숙하지 않아서 비루한 말이 헛돌기만 하더군요. 그래서 밑에 추천글이 이미 하나 올라온 지금에야 겨우 추천글을 쓰고 있습니다.
추천 게시판 규정 상 20개의 추천글 사이에 2번까지 중복 추천이 가능하다는데 같은 작품의 추천글이 한페이지에 연달아 있으면 호기심에라도 한 분이라도 더 눌러볼 것 같아서요.
이 작품은 세상이 한 번 망하고 남은 사람들이 어설프게나마 중세 비슷한 생활 양식으로 살아가는 세계관입니다. 제4차 세계대전은 돌과 막대기로 치러질 거라던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곳엔 변질된 과거의 물건을 불러올 수 있는 능력자들이 있어서 돌을 던지고 막대기로 싸우진 않습니다. 그래서 아래 추천글에선 소드 펑크를 언급하기도 하셨죠.
이야기는 그런 능력자들을 따라가면서 서술될테니 포스트 아포칼립스 중세 판타지라고 표현해도 되겠죠.
이 글에 여러 장점이 있지만 우선 이분의 전작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아실 텐데 전투씬을 구성하는 센스가 출중하셔서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장르에 기대하실 폭력성에 대한 묘사에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작가님께서 게임적인 요소를 좀 섞어서 써봤다고 하셨지만 단검 한 자루 쥐고 어슬렁거리는 고블린을 무찌르고 레벨업해서 전투과정보다 긴 상태창을 바라보며 의미 모를 스탯딸 치는 그런 내용은 아닙니다.
대신 그만큼 익숙하지 않은 고유 명사들이 대거 등장하게 되어서 조금 혼란스러우실 수 있는데, 작가님이 별도의 공지로 설정을 정리해놓은 글이 있으니 보시면 도움이 되실듯합니다.
또한 주제와 세계관,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이야기 자체가 인상적입니다.
저만의 감상일 수도 있지만 최대한 스포 없이 제가 느낀 바를 말해보자면 이제 막 마무리된 첫 에피소드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사는 사내들이 나눈 최선의 경우에도 사람은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나 절도와 살인의 예를 들어 표현한 죄와 처벌에 관한 이야기가 각 캐릭터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그 대화가 이후 에피소드의 마지막에 오버랩 되면서 한 사내의 베일이 벗겨지는 것을 소름 돋게 했지요.
이 부분은 스포일러를 염려하면서도 제가 느꼈던 바를 전하고 싶어서 조금 이야기해보자면 죄의 처벌이 어떤 목적을 겸하고 있음을 상기시킴으로서 목적이 있는 행위 자체가 어떤 규율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그것을 벗어나지 못한 사내의 베일을 벗겨내는 순간 떠올리게 했습니다.
다만 이런 부분이 에피소드의 완성도 측면에선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한 편씩 글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선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얼마 전 한 에피소드가 마무리된 지금 추천글을 써야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품의 재미에 비해서 너무 부족한 추천글이지만 읽고서 작품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생기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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