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 생활을 다룬 소설들이 공모전에 몇 편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신입사원 김철수’는 독특합니다.
‘신입사원 김철수’는, 상사맨 김철수 팀장이 신입사원 시절로 회귀하면서 시작합니다.
회귀 전, 가수를 꿈꾸던 음악전공 김철수는 가정이 무너지고 취업전선으로 쫒깁니다. 우연히 합격한 상사에서 다람쥐처럼 일하면서 가족을 부양하다 결국 해고됩니다. 거기에 기러기 가족의 불화와 이혼까지... 너무 전형적인 클리셰죠?
회귀 뒤, 김철수는 변합니다.
열심히 살 돼 전처럼 바보처럼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하고 하나씩 인생을 설계해 나갑니다. 상태창도 없는 철수는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실행합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읽기 편하다는 점입니다.
문체가 담백합니다. 정련된 단어를 쓰고, 문장을 길게 가져가지 않습니다. 대화체도 시대상을 감안해서 거칠면서도 현실적입니다. 그러면서도 감정선을 죽이지 않네요? 인생의 내공이 담겨진 문체입니다. 자기 글을 직접 입으로 읽어본 경험이 많으신 거 같습니다.
디테일이 굉장합니다.
설득력 있는 글의 기본은 숫자와 용어죠. 상사 업무, 직장 생활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잘 표현했습니다. 90년대 후반, 상사 사무실의 분위기를 아주 잘 녹여냈습니다.
매운 맛 직장 생활을 아주 잘 묘사했습니다.
상사와 동기의 믿음과 배신, 경쟁과 협력을 잘 그렸습니다.
소재나 문체는 요즘 말로 ‘틀-’ 향이 나긴 합니다만, 아주 괜찮네요. 글보다 작가에게 더 관심이 가는 건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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