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치킨 세상이 조금 식상하고 답답할 때 만난 산뜻한 (?) 소설입니다.
산뜻하다고 함부로 말하지 않은 이유는 배경이 대충 망한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망한 이유는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고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을 되돌리고 싶은 인물이 주인공이기에 이런 배경과 이유는 사건들이 어렵지 않아 다소 예상되는 전개를 흡입력 있게 만듭니다. 사건사건에 신비함을 양념처럼 더해줘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 계속 읽게 만듭니다.
그리고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시나브로 강해지는 주인공이 듬직합니다. 주인공은 약할 때나 강할 때나 적당히 영악하고 적당히 인정있고 적당히 잔인합니다. 정말 읽기에 적당합니다. 주인공에게 아직 실망하지 않았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역경의 밸런스가 좋습니다. 역경이 어렵지만 답답하지 않게 넘을 수 있는 정도. 여로형 구성이기에 역경이 조금씩 강하지는 것뿐만 아니라 종류가 계속 달라집니다. 다양함은 반복되는 사건의 구조 속에서 독자의 예상을 조금씩 빗나가게 하여 재미를 잡아냅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사건이라도 조합이 좋으면 신선한 사건이 되는 것처럼.
끝으로 로맨스가 미지근합니다. 가끔 로맨스가 너무 뜨거워 데일 것같은 소설도, 너무 억지 같아 사람 마음을 이렇게 모르나 하는 소설도, 사랑이란 가치에 목메는 소설도 싫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사랑은 친구같은 사랑이 최고다 말이 아닌 은근한 행동이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보기 좋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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