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개미산 님의 격랑은 공모전과는 전혀 상관없는 작품입니다.
오히려 공모전때문에 글이 더 묻히는 것 같아 순수하게 제가 읽어보고 추천드리고 싶어서 적어봅니다.
개미산님의 글은 정통 무협에 가깝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복갑(거북의 배껍질)'을 하북이투라는 도적이 탈취하고, 이것을 여도사 임윤이 찾으러 가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천애고아인 영읍이 합류하면서 영읍이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그려지는 스토리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저는 예전에 김용, 고룡의 무협지를 읽은적이 있는데, 그 느낌과 문체가 상당히 유사해서 읽다보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주인공 영읍은 <의천도룡기>의 '장무기'나 <신조협려>의 ‘양과’가 연상되고, 격랑에 나오는 귀령선자 임윤은 <신조협려>의 '이막수' 나 <의천도룡기>의 '멸절사태' 등이 떠오릅니다.
갈족의 노래를 부르는 도르페네는 <의천도룡기>의 금화파파의 딸 '소연'이 떠오르구요.
만약 김용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셨던 분이라면, 분명 만족할 만한 무협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용의 소설은 그것만 연구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깊이가 심오하다고 하는데, 개미산님의 글도 지식와 연륜, 오랜 무협에 대한 탐독의 결정이 묻어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 독자분도 연령층이 높습니다.
그렇게 좋은 무협이고 재미도 있는데 왜 개미산님의 글이 아직 조회수가 높지 않느냐.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2가지입니다.
1. 가독성 2. 정통 무협
현재 개미산님의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은 40 ~ 50대이신데, 이 분들은 대부분 정통 무협을 경험하신 분들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10대 ~ 30대 독자들은 정통 무협에 대해 접근이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것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미있는 퓨전 무협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40~50대를 공략하셔야할텐데, 연령층이 높다면, 특히나 가독성 부분은 고려해야할 사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가독성 부분이 우려스럽다는 거지 꼭 그렇게 해야한다는 건 아닙니다. 정통무협의 빡빡한 글씨들을 옛 정취를 느끼면서 읽으시는 분도 있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웹소설을 읽는 대부분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 지하철에서 짬짬이 읽으시는 직장인들도 많을 것이고 저 같은 경우에는 PC보다는 스마트폰으로 보는 편인데, 읽다보면 다시 맥락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다른 글보다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문단과 문단 사이, 대화 사이에 한줄씩만 행간이 들어가도 훨씬 가독성이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의 단점을 제외하고는 저는 개미산님의 <격랑>이 참 수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가볍게 읽는 퓨전 무협이 아닌 깊이있는 정통 무협을 읽어보고 싶다면, 개미산님의 <격랑>을 추천 드려봅니다.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