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글들, 그에 비례해서 훌륭한 글들이 많습니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저는 글 취향은 음식 취향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만 명이 있으면 만 명의 취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보편적인 취향을 만족하는 음식이 히트를 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지 못한 마이너한 음식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죠.
뛰어난 필력과 상상력, 공감을 부르기 쉬운 주제 모두 갖춘 글들은 보통 상위권 랭킹에 쉽게 올라 유료화가 된다든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되는데
필력이 좋아도 소재가 마이너하거나, 상상력이 좋아도 필력이 모호하거나, 모두 무난해도 운이 안좋아 미묘한 시기에 출품했거나 등등 이유로 안타깝게 사라져간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럴 위기에 처한 마이너한 작품 몇개를 추천하고자 하니 부디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작품수는 상당히 쌓였는데 추천수나 선작이 적어서 안타까운 작품들이에요.
1. 백작가의 천재장남
(https://novel.munpia.com/220234)
소개글이랑 제목은 전투력 낮은 귀족이 뜬금없이 입대해서 구르면서 최강의 군인,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일당천의 군인이 될 것처럼 적어놓으셨는데,
실제 내용은 군대에서 일어나는 암투와 정치를 판타지향 첨가해서 써놓은 작품입니다. 뷰티풀 군바리나 푸른 거탑 같은 군대 판타지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나중에 영주로써 필요한 덕목들과 정치를 작은 사회인 군대에서 미리 실험해보는 주인공의 행보를 다룬 작품이고 나아가면 전역 후 영지를 다스리는 내용까지 되겠지만 아직 분량은 이등병 편까지 나와있습니다. 필력도 좋아서 술술 읽히고요.
단점 : 아무리 계급이 위라지만 귀족이 왜 평민이나 농노한테 쳐맞냐 이해를 못하시는 분들이 계실수도 있습니다. 주인공의 귀족 후임 입으로도 의문이 몇번 제기됐었는데 주인공은 순수한 자기 힘으로 바닥부터 입지를 다지고 자기 편을 만드는 정치를 군대에서 미리 경험하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복무시절 옆 생활관들에서 가족이나 친척이 대기업 간부, 군대 고위 장성에 있는데도 똑같이 고참들에게 갈굼받는 병사들을 목격해왔기때문에 인간은 뒷일은 잘 생각지도 않고 눈앞에 닥친 것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는 걸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런 사람들과 군생활 해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주인공의 행보를 다소 이해 못하시는 분이 계실수도 있습니다.
또한 군생활 PTSD가 올수 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이 눈앞에 떠오르거든요.
2. 용사의 두근두근 아카데미 생활
(https://novel.munpia.com/217554)
역시 소개글이 좀 작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작품입니다.
저도 각 화의 소제목과 소개글만 보고 이걸 읽어야 하나 재미 없을것 같은데 심각하게 고민하긴했으나 막상 읽다 보니 상당히 재밌어서 추천 목록에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엄청난 마이너 장르, 일명 오덕 풍이 매우 늘씬하게 풍기는 작품이긴한데 이런 장르에 별 면역이 없으셔도 술술 읽히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모종의 이유로 힘을 잃고 어려진 용사가 사랑의 힘으로 자신의 힘을 되찾기 위해 학원에 잠입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러 여성진의 호감도를 올려 힘을 회복하려고 발악하는 이야기입니다.
각자의 캐릭터성이 뚜렷해서 티격태격 말다툼 하는걸 구경하는 맛이 있는 작품입니다.
3. 회귀한 기사는 후회하고 싶지 않다
(https://novel.munpia.com/215209)
정석적인 맛을 내는 회귀물입니다.
제도나 배경은 로마 시대에서 많이 따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개인의 무력에만 의존한 영지 발전보다는 정치와 인간 관계까지 고려해서 쓰여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전투에서 스스로를 희생한 순간 경지를 뛰어넘은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하여 잘못된 인간관계와 자신을 채찍질하며 나아가는 내용입니다.
과거에는 무력 단련만에 치중하고 주변 사람이나 정치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주인공이었기에, 이번 생에서는 전 생과 다소 다르게 사람과 정치에 신경쓰면서 나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영지를 기반삼아 발전하는 주인공이고 특이하게 히로인이 미리 정해진 작품입니다.
필력이 상당히 매끄러우셔서 뻔한 클리셰같아도 부담없이 술술 넘어가는 점이 매력입니다.
모두가 무난하게 만족하실 작품들이란 생각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다만 몇 분이라도 제 추천글을 보고 유입되셔서 취향에 맞는 작품 하나라도 건지셨다고 생각하시면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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