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네크로맨서 이야기’
묘한 작품입니다.
분명 정통판타지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데 시스템과 상태창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헌터도 아니고 이세계로 소환된 지구의 용사도 아닙니다.
찰스라는 흔한 이름을 가진, 소설 속 세계에 속한 시골 청년입니다.
그리고 이미 죽은지 오래입니다.
소설 속 세계의 모든 인간은 16세가 되는 해, 세계선이 정해준 특성을 깨우치고 상태창을 열게 됩니다.
주인공 찰스의 능력은 [죽으면, 죽지 않는다.]
얼핏 봐도 인생사 다난해지기 좋은 특성이군요.
다른 사람들처럼 [소변을 본 땅은 약간 비옥해진다.], [30골드 이상 가격의 옷을 입으면 못생겨 보인다.], [월요일에 개구리를 먹으면 일주일 간 운이 좋다.] 따위의 평범하고 도움이 될듯말듯한 특성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불행하게도 찰스의 특성은 너무 특별하고, 또 강력해 ‘보였습니다.’
[죽지 않는다.]
찰스가 왕국의 수도 신전에서 자신이 가진 이 특성을 알게 되었을 때,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흥분했습니다.
앞에 달린 [죽으면,]이라는 조건에는 갸우뚱 했지만요.
이것은 소설 속 최고 악역인 왕국의 여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찰스의 특성이 밝혀진 즉시, 여왕은 그를 둘러싼 군중에게 강림합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잊으라”
여왕의 강력한 언령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찰스의 존재를 잊습니다.
심지어 찰스와 함께 왕국 수도로 온 그의 아버지조차 16년 간 그를 키운 부정을 깡그리 잃은 채 고향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찰스는 그렇게 여왕의 불로불사를 위한 실험체로 전락합니다.
이것은 복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목표가 되기에 가장 고전적이고 흡입력 있는 소재죠.
다만, 이 소설에서 복수의 대상이 되는 여왕은 너무 강력합니다.
그녀의 특성은 [숨을 쉬면, 마력이 늘어난다.]
50년 전 얻은 이 능력으로 여왕은 현재 거의 반신에 가까운 존재가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그녀가 해결하지 못한 최대의 난제가 ‘불사’였다는 것이 찰스에게는 크나큰 불행이었지요...
이제 15화까지 진행된 소설입니다.
찰스는 아직 여왕에 대적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육체도 정신도 나약합니다.
심지어 생체실험의 결과로 언데드가 되었죠.
그래도 그는 차근차근 계획을 진행중입니다.
가장 큰 성과라면 여왕의 죽은 딸을 자신이 부리는 좀비로 소생시켰다는 것이 있겠네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찰스는 썩어버린 육체 때문에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고, 사람들 앞에 함부로 나설 수도 없습니다.
유일한 히로인은 아름다운 얼굴과 고귀한 신분을 가졌지만 좀비죠.
하지만,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됩니다.
주인공이 어떻게 성장할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잃게 한 여왕에게 어떻게 복수할지 정말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실된 육체도 재건하고, 찰스에게 오묘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좀비 히로인과도 잘 맺어졌으면 좋겠네요.
재미있는 세계관과 설정, 특색있는 등장인물이 있는 ‘진짜 네크로맨서 이야기’
적극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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