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피아에 서식한지 몇년이 지났지만 추천글 한번 써본적 없는 독자입니다. 그러나 어제 밤새워 읽다 이건 추천해야해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 충동적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 추천드릴 작품은 바로 리첼렌작가님이 쓰신 대통령 각하 만세라는 작품입니다. 전작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에서 이미 증명하신바 있듯 이분 대체역사물을 참 잘쓰십니다.
기본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필력, 개연성있는 전개, 대체역사물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역사적 배경에 대한 빠삭함까지 거기에 전작에서 농익을때로 농익은 작가의 포텐이 이번작에는 그야말로 ‘폭-발’했습니다.
이만 작품에 대한 소개에 들어가자면
‘대통령 각하 만세’의 기본 얼개는 흔한 나비효과를 바탕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작가님은 러일 전쟁때 한국이 일본의 발목을 붙잡을 역량있는 인물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하나의 가정아래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폭풍을 불러일으키듯 사건의 전개를 일으켜 나갑니다.
러시아에 대한 무리한 전쟁을 벌인 일본이 발목잡히자 애초에 무모한 전쟁이라 불안함을 느끼고 있던 영국의 참견 러시아로 도망간 고종과 주인공의 꼭두각시가된 황태자 순종
이렇게 정신없이 돌아가는 국제정세에서 주인공은 대한제국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감행하여 쇠해가는 나라의 운명을 뒤바꿔나갑니다.
물론 여기까지만 들으시면 기존에 존재했던 수많은 대체역사물에 비해 이 작품이 어떤 점에서 특출난지 고개를 저으시는 분이 있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분들을 위해 이 작품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1. 작품의 인물들이 살아움직입니다.
대다수의 작품들에서 우리는 주인공에게 깔리기 위해 바보가 되어버리는 작중인물들을 흔히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주인공들을 돋보이게 하기위해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판단을 내리고 그걸 읽고 있는 독자들은 고구마를 꾸역꾸역 구겨넣다 입가심으로 구정물을 들이키는 것 같은 내상을 입어버리고 맙니다.
이 작품에서 작중인물들은 살아움직입니다. 적어도 왜 그런 판단을 내리는지에 대한 근거를 보여주죠. 그것이 감정적인 이유에서건 논리적인 이유에서건 자신의 욕망에 휘둘려 판단능력이 흐려졌건간에 그저 엑스트라일 뿐인 등장인물들에게도 생기가 서려 있습니다.
2. 미래지식을 사용한 치트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대체역사물의 전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미래에서 온 주인공의 지식 뽐내기, 이를 통한 믿을 수 없을만큼 빠른 테크올리기 등을 손꼽을 수 있을 겁니다.
과거시대에 도착한 주인공은 ‘아 이것은 비누라는 물건이다.’ ‘샴푸라는 물건은 들어는 보셨나?’ 하는 잘난척들을 통해 돈을 수급하고 ‘미래에 이런일이 일어나니 이렇게 해야겠다.’ 같은 예언자 행세를 통해 나라를 부흥시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선 그런 전개가 눈이 띄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요소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애초에 미래에서 왔다는 설정 자체가 그런 요소를 집어넣겠다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주니까요.
다만 열악한 상황에 처한 대한제국의 상황에서 당장의 기술발전은 의미가 없습니다. 미래 지식또한 러일전쟁이라는 역사의 큰 틀이 망가져버린 다음에야 딱히 큰 의미를 가지지는 못하죠.
고로 주인공의 미래지식 활용은 후반을 바라보며 혹은 간접적인 방식으로만 기능할 수 있습니다.
미래지식 이른바 ‘치트’를 이용한 편의주의적인 전개는 작가님이 글을 전개하기에 매우 좋습니다. 어떤 고난이나 역경이 오더라도 이런 ‘치트’를 써버리면 쉽개 극복해나갈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치트를 남발한 작품에서 빛나는 것은 주인공이 아니라 미래인이라는 설정 그 자체 입니다. 누구나 미래에서 스마트폰이라도 하나 쥐고 회귀한다면 할 수 있을 법한 일인 것이지요.
덕택에 치트를 자제한 이 작품에선 미래지식 그 자체보다는 역경을 해처나가는 주인공의 능력과 빛나는 발상들이 돋보입니다.
3. 이정도면 한번 읽어보시는 데에는 충분하지 않나요? ㅎㅎ
작가님의 작품이 흥하여 연중되거나 조기종료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부디 건필하시기를
*추신 이 작품은 5월6일을 기준으로 유료화된다고 합니다. 무료로 읽어보시려면 서두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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