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은 대역물을 읽었지만 저는 빨간맛 대역물은 처음 읽어봅니다. 그렇기에 소설의 모든 부분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작가분이 2차 대전 당시 러시아 역사에 대해 아는게 많은지 주요 사건들을 기점으로 이 선택이 불러오는 결과들이 연쇄적으로 다른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걸 잘 보여주십니다.
대역물을 꽤 많이 봤다고 생각했지만 부끄럽게도 스탈린이 조지아 사람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네요. 단일민족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이기에 한 나라 안에 여러 민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머리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이 민족이라는 개념을 허투루 사용하지 않습니다. 특히 세계대전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러시아와 같은 거대한 국가 안에 있는 소수민족의 이야기를 잘 다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탈린은 조지아 사람이지만, 조지아가 독립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힘없는 독립은 서구 열강의 수탈을 불러오기에 차라리 강대국 밑에 종속되어 있는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죠.
따라서 조지아인 스탈린은 자신의 신념대로 조지아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억압합니다.
이런 식으로 민족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기에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아들 최운학으로 빙의하게 된 주인공이 러시아 혁명에 가담하고 중요한 직위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개연성 있고 흥미롭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소설들이 세계 2차대전을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으로 묘사하는데 중점을 두었지만, 이 소설은 혁명을 다루는만큼 국가 만큼이나 민족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조선인이라는 소수 민족으로 활동하는 주인공이 붕 뜨지 않도록, 혹은 어색하지 않도록 만드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꽤 중요한 위치에 오른 주인공이 트로츠키나 레닌을 비롯한 유명한 사상가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친분을 맺는 모습도 재밌었습니다.
대역물을 읽고 싶지만 독일과 나치는 조금 물린다. 뭔가 새로운 대역물이 필요하다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저도 조선하고 독일 나치는 너무 많이 읽었는지 요새는 다른게 끌리더군요. 그래서 고려시대나 다른 국가 대역물을 찾던 중에 발견한 소설입니다.
추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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