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을 때 어떤 부분에서 끌리시나요?
개인적으로, 현판이나 대체역사를 볼 때 저는 두 가지 정도부분에서 끌립니다.
하나는 제가 이미 알고 있던 부분이 소설 속에서는 어떻게 다르게 그려지는가? 입니다. 현실과는 미묘하게 다르면서도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게 재밌죠.
다른 하나는 제가 모르던 분야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이걸 처음으로 느꼈던 게 한참 전에 유행했던 모 매니저 소설이었습니다. 솔직히 그 전까지만 해도 연예계에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그 소설을 읽으면서 연예계는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하면서 저도 모르게 끄덕끄덕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인생 n회차 천재 아이돌'은 후자 쪽입니다.
저는 아이돌을 잘 모릅니다. 그나마 아는 것도 여자 아이돌들이고, 팬이 되었다기보다는 그냥 쿡티비로 음악방송이나 뮤비를 보는 정도였죠. 전역 후에는 그마저도 잘 안 봤으니... 남자 아이돌의 세게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남자 아이돌은 이런 생활을 하는구나, 특히 얼마 전 주작으로 한창 화제가 되었던 그 프로그램이 이렇게 돌아갔었구나.
이런 부분이 매우 리얼하게 살아있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만.
한편으로는 단점이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약간의 스포일러를 넣자면.
주인공이 1등을 해야만 하는데...
이 과정이 너무 현실적으로 그려지다보니 시원스럽게 팍팍 치고나가는 부분이 조금은 부족합니다.
괜히 어그로를 끌면 악마의 편집을 당해서 시청률의 희생양이 된다거나, 최후의 1등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은 조금 사려야 된다거나, 이런 부분이 종종 나오다보니 시원함은 약간 부족하게 느껴질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추천글을 쓰는 이유는...
억지 전개로 사이다를 끌어내는 것보다는, 리얼함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주인공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쪽이 더 재밌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추천글을 쓰게 된 계기이고.
관심 생기셨을 분들을 위해 작품 내용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써두겠습니다.
*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1. 회귀물이지만, 조금 다릅니다.
'n회차'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주인공은 벌써 몇 번이고 회귀를 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번 회차는 조금 특별합니다.
리셋 회수가 초과되어 회귀한 지점이 바뀌었고, 여태까지 주인공이 반복했던 것과 세계가 조금 바뀌었으며, 스텟창의 새로운 기능이 생겼습니다.
주인공이 이미 알고 있는 부분과 바뀌면서 모르는 부분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어서 뻔한 회귀물보다 오히려 재밌게 봤습니다.
2. 현판이지만 약간 아카데미물 같기도 합니다.
아직 소설이 초반부라 그런지 아이돌 투표 프로그램의 합숙이 주된 내용입니다.
트레이닝 받고, 경쟁하고, 평가 받고.
이런 부분이 주로 나오다보니 언뜻 아카데미물 같은 분위기도 풍깁니다.
단, 아카데미물에 흔히 나오는 작위적인 발암캐는 없습니다.
앞서 이 작품을 추천한 이유가 리얼한 아이돌의 세계였던 것처럼, 등장인물들 또한 어딘가에 있을 아이돌 연습생 같은 느낌을 팍팍 풍깁니다.
3. 스텟창과 퀘스트, 상점기능이 과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목적의식도 없이 그저 퀘스트에만 끌려가거나, 스텟창 복사 붙여넣기로 분량을 채우거나, 뭐만 터지면 무조건 상점 열어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몇 번이고 회귀를 반복하며 닳고 닳은 주인공의 면모가 강조되고, 퀘스트와 스텟창은 거기에 조금씩 보조를 해주는 느낌입니다.
그렇다보니 전체적인 전개 또한 부드러워지는 듯 합니다.
이래저래 두서가 없는 추천글이었습니다만.
혹시 아이돌의 세계에 관심이 있거나, 이 추천글을 계기로 관심이 생기신 분이라면 한 번쯤 시간을 내서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Commen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