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크한 아포칼립스물에 꽂혀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발견한 소설입니다.
작가분이 신인이셔서 그런지 부족한 부분이 군데군데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읽다 보면 다음 편을 기대할 수 있는 글인데 생각보다 인기?가 없어서 평소에 글에 댓글도 잘 안쓰는 샤이독자인데 이렇게 용기내서 써봅니다.
작품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 하늘에 푸른 달이 뜨고 외곽에 짙은 안개가 낍니다. 서울 시민들은 이 안개를 벗어날 수 없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람들은 랜덤으로 괴물로 변합니다.
주인공은 괴물로 변한 아버지에게 살해당하면서 자신이 무한회귀자임을 알게 되고, 이 능력을 베이스로 지옥같은 서울에서 괴물의 피를 마시고 강해지는 괴물 사냥꾼이 되어갑니다.
내용의 키워드(무한회귀/상태창/몬스터사냥/성장/아포칼립스)만 뽑으면 사실 흔한 클리셰들을 섞어놓은 소설 같습니다. 저도 키워드만 따서 보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글의 장점은 이런 흔한 클리셰를 잘 버무려서 작가님 고유의 다크한 감성으로 잘 풀어냈다는 것입니다.
소설 속의 분위기나 주인공이 헤쳐나가는 상황을 보면 정말 암울하고 나오는 적(괴물)들도 광기에 차있고 그렇습니다. 보이는 것을 쉽게 믿을 수 없고 인간인지 괴물인지 항상 의심하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인데 주인공의 심리나 인간의 탈을 쓴 괴물들을 잘 묘사해서 우리로 하여금 주인공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물론, 밑도 끝도 없이 계속 긴장감만 조성하고 암울하기만 하면 지칠텐데 주인공은 그래도 천천히 나아가면서 성장을 하고 그 성장을 보면서 독자로 하여금 희망을 얻게 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지치지 않고 계속 다음 편을 찾게 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은근 괴물들의 개성도 살아있고 전투 묘사도 나쁘지 않아 주인공이 새로운 적과 싸울 때마다 은근 기대하게 됩니다.
사실 요즘 추세인 시원한 먼치킨 사이다같은 소설과는 거리가 멀고 작품의 세계관이 어둡고 암울하며 독자에게 불친절해서 호불호가 많이 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다크 판타지 아포칼립스물을 좋아하시는 분들, 주인공이 고통받고 구르면서 천천히 성장해나가는 걸 좋아하시는 특이 취향분들, 그리고 작가분이 블러드본 류를 참고 많이 하셔서 그런지 그 색채가 소설에 많이 나타나는데 블러드본 류를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최신화까지 계속 따라가시는 애독자 분들이 저 말고도 꽤 있으신 거 같으니 취향에만 맞으시다면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ps. 작가님 전작들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확실히 이번 글이 제일 잘쓰신 것 같습니다. 필력이 점점 느시는게 눈에 보이는데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실 거 같아 기대가 됩니다. 이번 글 정말 재밌게 읽고 있으니 끝까지 연중없이 신나게 연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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