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답지 않게 따뜻하더니 입춘을 맞으며 다시 추위가 찾아오는구려. 건강은 어떤지 궁금하오. 우제는 잘 지내고 있다오. 이 추위 가시면 이젠 따뜻한 시절이 올 것을 알고있으니 이 정도의 추위는 견딜만 하다오.
예전 막걸리 파전 앞에 두고 김형과 진수의 삼국지 정사,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토론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구려. 주인 아주머니의 '야. 이제 가라 써글놈들아' 소리도 귀에 쟁쟁하고...
우제 愚弟는 한 동안 잊었던 삼국지의 꿈을 요즘 다시 꾸고 있다오. 편하게 글 읽을 수 있고 좋은 글들 많이 만날 수 있는 문피아라는 곳을 통해 재미있는 글을 여럿 읽다가 김형이 좋아할 만한 삼국지를 보고 이에 소개글 쓴다오.
김마초라는 작가가 쓴 금마초연의 : 삼국지 상남자전 이라는 글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하오.
삼국지를 좋아해서 정사와 연의의 차이에서 괴리감을 느꼈던 우리에게 어쩌면 가장 맞는 소설 아닐까 싶소.
서량의 맹주. 촉한의 오호대장군.
은사자탈에 비단옷 두르고 전장을 호령하던 마초의 이야기라오. 마초가 살아 있는한 내가 죽어도 누울 땅은 없다던 조조. 장비에 비견하지만 염공髥公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던 제갈승상(마초를 싫어하던 관우 본인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니 뭐).
엄청난 무력과 정치력, 카리스마를 가졌지만 결국은 패륜아의 멍에를 썼던 , 김형과 우제의 대화에서도 안타까움의 대상이었던 마초의 이야기를 작가님이 해박한 삼국지 지식으로 영웅으로 만들고 풀어가시는 내용이오.
마흔 일곱을 맞아 죽음을 앞둔 마초가 열여섯으로 회귀하고, 다른 시대지만 회귀한 나관중을 만나서 정사와 연의를 엮는 행보를 보인다오. 패륜아의 멍에를 벗기위해 아버지와 연인을 구하고. 주위에 장수들을 모아 영웅의 행보를 하는 마초. 너 내꺼해라 하면 밑도 끝도 없이 임관하는 장수, 책사들 이 글에선 찾기 힘드오. 글의 완성도를 보면 장점이지만 빠른 전개와 편한 진행을 원하는 요즘 세태에서는 단점일 수도 있겠다 싶소.보기에 따라 초반의 약간 지루한 전개가 어찌보면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지만, 분량의 힘으로 넘기시길 바라오. 고개를 넘어가면 편한 내리막길 아니겠소.
마중적토 인중여포 馬中赤兎 人中呂布 가 아닌 마중절영(애마) 인중마초 馬中絶影 人中馬超 ! 여포(무지 쎈 그놈) 의 칭호를 빼앗듯 큰 정사正史는 역사대로 흐르지만 그 안에서 소설적 재미 충분하고 마초는 사랑과 의리, 효와 천하의 백성들을 생각하는 영웅英雄 의 면모를 보인다오.
삼국지의 탈을 쓴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이 아닌 충분히 매력적인, 판타지 약간 가미된 진중하고 호쾌한 삼국지 소설이라 생각하오. 까다로운 김형에게 감히 일독을 권하는 이유중 하나는 이제 충분한 분량과 성실한 연재도 있소.
기승을 부리는 한파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건강 챙기시길 바라며 좋은 소설 속에서 만나 같이 웃고 분노하고 즐기고싶소.
이만 悤悤
Comment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