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요리하기 귀찮을 때, 간장계란밥만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쥬얼도 좋고, 나름 맛도 있는데다 가성비가 괜찮거든요. 그에 비해 외식은 주문할 때마다 전쟁입니다. 사진과 실내용물의 괴리는 어느정도일까? 겉으로 보기엔 좋아보여도 맛있을까? 맛은 있어도 내 취향일까?
소설이 내게는 그러합니다. 제목은 어떤가? 실제 내용물은? 처음엔 좋더라도 끝은? 완결은 가나? 작가는 꼬박꼬박 성실히 올려주나? 평할 요소는 많으나, 적합한 건 적죠. 덕분에 이번에 추천할 소설은 깨나 자신있습니다.
헌터 김황제의 몸속 왕국은 19년 11월 12일부로 327화가 연재된 문피아 독점 소설입니다. 본인은 위 소설을 무료때부터 오늘까지 탑승해온 독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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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인지 된장인지 직접 먹어본 바로는, 이 소설은 간장계란밥같이 간편하고 부담없고 취향에 맞으면(가끔은 계란고추장 조합이 땡기더라고요) 좋으며 거기다 몇몇 유머 요소들은 참기름 적당히 넣은 풍미를 안겨주더군요. 일단 바로 요약 들어갑니다.
0. 줄거리 요약(스포되지 않는 선까지)
김황제 씨는 게이트가 열리고 부모를 잃은 뒤로 거리를 방황하며 일용직 노동자로 하루하루를 궁핍하게 사는 미래의 현대 헌터물 장르의 평범한 시민이었다. 하지만 먼 이세계의 현재진행형으로 망해가는 망국의 대마법사가 국왕의 허가를 받기도 전에 나라를 구하겠다며 실행한 고대의 마법이 주인공 김황제의 뱃속과 세계를 연동시키게 된다.
김황제는 갑자기 일어난 사태로부터 수많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가령 동조화된 왕국의 성벽이 공격받으면 온 내장이 뒤틀리고 정문이 맞으면 그곳(...)이 아파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것 같기에 김황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왕국을 부흥시켜 성문(!)을 사수해야 했다.
죽으란 법은 없는지, 그 날 이후 김황제에겐 능력이 생겼다. 바로 이 세계에서 좀 이상하지만 강력한 하수인을 소환해내는 능력과 돈을 주고 이세계의 검술과 마법을 일시적으로 구매하는 능력, 자신의 현대 물건을 이 세계에 ‘하사’하여 보다 강화한 후 전송 시키는 능력이었다.
김황제는 이를 계기로 강력한 헌터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이 세계의 왕국을 부흥시켜 기필코 자신의 소중한 성문(!)을 사수하기로 마음먹는데...
1. 세미 판타지
정통 판타지 아닙니다. 본인도 ‘망겜의 성기사’ ‘게임 속 전사가 되었다’ 등등 몬가 있어보이는 근-본 판타지를 좋아합니다만, 이 소설은 그런쪽과는 거리가 멀고 퓨전쪽에 가깝습니다.
2. 가볍게 무한으로 즐겨요
‘가볍다’라는 말도 300~400화의 무게에는 지키기 어려운 말입니다. 처음의 템포가 무너지거나 어떻게든 스토리를 전개시키기 위해 갑자기 대의니 명분이니 별짓거릴 다하다 무거워지기도 하죠. 적어도 327화까진 그 템포가 이어집니다! 문피아 독자분들 께서는 안심하시고 달리셔도 됩니다!
3.ㄴㅇㄱ 상상치도 못한 전개
작가의 머릿속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고 전작 10만년 함장님까지 읽어봤지만, 이번 작품이 유독 돌출되어있다는 생각은 개인적으로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예시를 들자면 하수인 소환 능력창에 뜬 ‘이세계 주민’ 이름인데 [풋내 나는 사관]이라든지 [더러운 요리사] 등으로 표기되는데 내용물을 보면 뭔가 맞긴 한데 병맛의 향이 46.7% 솔솔 나는 [이 작가는 ‘진짜’다.]싶은 냄새가 납니다. 전 그게 오히려 더 좋았네요.
4. 판타지에 화력붓기
전작에서부터 이은 작가님 티타펠꼬망님의 취향인 거 같은데. 나중에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부터는 주인공이 판타지에 어울리는 마법은 안쓰고 냅다 박격포 자주포부터 날리고 봅니다. 거기다가 정령이 합체하면 크기가 더 커져서 강력해진다는 미친 설정까지! 주인공의 괴랄한 짓거리에 상식인들이 ‘이건 아니지’ 딴지를 걸다가 이내 득도하고 따라오는 재미도 나름 있습니다.
5. 무엇보다 꾸준함
다 필요없고
5-1 연중안해도 감사한데
5-2 매일 정시 연재면 말할 것도 없고
5-3 분위기를 어느정도 큰 곡절없이 이어나감이 전 마음에 들었네요.
판타지에서 순수한 밀덕 어린이가 공상의 나래를 펼친다면 딱 이 소설일 겁니다. 추천하려고 벼르다가 이제 쓰네요. 다들 즐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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