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질립니다.
추천글도 어마어마하게 올라왔지요.
논단에도 올랐고, 다들 명작이라고 몇 번이나 입을모아 말합니다.
참 명작이다, 결말이 아주 끝내준다.
어우 그놈의 망겜성
그래 명작인 건 알겠는데 관심없다고
등등.
저는 그런 쪽이었습니다.
왠지 이 소설에 손이 잘 안가는 쪽.
명작이니 몰아읽겠다는 쪽과 그냥 손이 안 가서 안 읽었다는 쪽중 후자에 속했습니다.
명작이라니 한 번 무료분에 손을 대보긴 했습니다.
와 필력 상당하네.
술술 읽혔습니다.
그래서 초반부를 재밌게 읽었다만
조금 꺼려졌습니다명작이라면 나중에 스토리가 좀 부담스러워지지 않을까?
주인공이 착하니 왠지 호구당하지 않을까 싶고 뭔가 미묘하게 현실적이라서 게임이라는 그 소재에 원하는 그 맛이 안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손을 놨습니다.
그러다 한 번 정주행 해볼까 생각이 들어서 유료분을 넘어서 쭉 읽었습니다.
읽다보니까 깨달았습니다.
이거, 그냥 재밌습니다.
이건 그냥 재밌어서 뜬 거구나.
그러니까 명작이라 부담스러워서 안 읽은 사람들은 아랫부분 조금만 읽어보세요.
주인공은 착합니다.
세계는 게임이 되구요.
초반부에 갑작스럽게 시간이 변하고, 세상은 판타지 게임이 됩니다.
세계관은 자연스럽게 풀려나가고, 필요 한 설정들은 그 때 그 때 설명해줍니다.
초반부에 조금의 고구마가 있고, 조금은 잘 안읽히는 부분이 있지만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잘 읽히는 소설입니다.
예를들어 주인공을 질투하는 한 등장인물로 인해 주인공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면, 그러한 상황을 주인공이 깔끔하게 풀어냅니다.
뭐 당연하죠 주인공이니까.
주인공에게 시비를 거는 귀찮은 사건도 아주 시원하게 찌꺼기까지 팍 날려내는 사이다를 전해주구요.
그렇지만, 이런 사이다 뻔하죠?
주인공은 또 강할 거고, 주인공은 또 독식할 겁니다.
근데 그 뻔한 맛을, 그 누구보다 잘 살렸기 때문에 명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겁니다.
작가들이 논하는 장치 클리셰 비틀기, 명작인 이유, 가치있는 이유 이런 걸 다 차치해놓고 떠나서
그냥 재밌습니다.
고구마들이 안 답답해요. 이 등장인물이 너무 짜증나고 좆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이해가 안 가는 게 아니거든요. 개연성이 너무 탄탄합니다.
그래도 좆같은데, 어? 이걸 이렇게 풀어버리네?
순식간에 편ㅡ안 해집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했던 내용 또 똑같은 내용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원래 웹소설이라는 게 옛날에 꽤 재밌게 읽었던 그 소설. 그 맛 한 번 더 느껴보려고 열심히 문피아 뒤적거리는 거잖아요.
그러면서도 뭔가 색다른 거 없나 하는 그런 열망이 좀 있단말이에요.
딱, 망겜성이 이를 모두 만족시켜주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똑같은데, 새롭습니다.
세계관에서 지루한 부분을 모두 뺐고, 과감하게 생략했으며 클리셰지만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색다른 맛을 집어넣어가며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웹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장담하건데 이 소설은 지금 당장, 더욱이 완결이 났기 때문에 읽기 적절한 소설입니다.
뻔한 내용이라고 얘기했긴 한데, 전 이 소설이 뻔한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냥 주인공이 잘 되는 꼴이 너무 재밌어서, 근데 그게 또 예전에 본듯한 맛이어서 뻔하다고 하지만, 전개 자체는 전혀 안 뻔해요.
뻔하다 할 때 즈음에 와 이게 이렇게 돼?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필요할 때는 사이다를 빵! 터뜨려주는 그 어떤 소설보다 재밌다고 장담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틈틈히 시간 날 때마다 다른 작가님들은 어떻게 쓸까. 어떤 문체로 썼고, 어떤 클리셰들이 있을까 명작들은 왜 명작일까 그런 게 궁금하다는 좀 불순한 의도로 읽을 읽었지만 읽다보니 어느새 한 사람의 독자로서 즐길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말만 듣고 안 읽고 계셨다구요?
근데 요즘 문피아에 읽을게 없다구요?
지금입니다.
망겜성을 읽어보세요.
Comment '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