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쿠; 작가님! 위대한 편집자 유료화공지를 목록 맨 위에 안 띄워주시다니 ㅠㅠ
임한백님은 전작 ‘위대한 소설가’ 에서도 호흡이 좀 느린 편이라 몰아서 봐야지... 하다가 유료화 직전에야 알았네요.
오마이갓..!
현생에 치이느라 볼 시간이 부족해! 하지만 그 와중에도 추천은 하는 나란 인간...ㄷㄷ 이것도 살신성인에 들어가는 거 맞죠, 여러분?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위대한 편집자가 되어가는 성공기 소설입니다.
아마 저처럼 전작 좋아하신 분들은 이 소설에서 시스템이 가미된 걸 보고 읭? 작가님 이런 거 안 쓰실 성격 같았는데 의외네, 하고 아프지 않게 뒤통수 맞은 기분이 드실 겁니다. 보통 시스템은 대부분, 엄청난 먼치킨 주인공을 지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역시, 작가님은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실패만 거듭하며 현실의 가혹함을 매일같이 절감하게 된 말단 편집자 초현실.
좌절 끝에 사표를 내야겠다 생각하며 안주머니에 챙겨넣은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하고,
눈을 뜨니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시스템 능력이 생겨났습니다.
편집자로서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 같지만 이 시스템,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찌끄래기 등급이라 평균 난이도 별 3 정도 되는 퀘스트를 달성하지 못하면 해고, 혹은 사회적 매장 등 패널티가 후덜덜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보통 사람 같은 성격입니다. 하지만 물 같은 담담함을 지녀서 작가들의 유리멘탈을 케어하는 데엔 적절한 성격입니다. 어찌 보면 전작의 주인공과도 살짝 비슷한 듯 싶습니다만 이건 편집자니까 나름 새로운 맛이 있습니다.
본디 책을 좋아하고 자기 일에 열심이고 성실한 주인공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스템 능력 얻었다고 승승장구에 자신만만, 이런 주인공은 얄미워서 확 제가 소설에 들어가서 쥐어패버리고 싶어질 때가 있거든요. 내 현실은 고달픈데 이 새끼만 반칙 쓰는 것 같아서 싫은가봅니다, 제가 ㅠㅠ
전작에서도 작가님은 실패한 작가로 살다 회귀한 주인공에게 세계 모든 언어를 보기만 해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선사함으로써 김치찌개에 라면 스프 두 꼬집 넣는 것 같은 감칠맛을 더했었는데 이번에도 두 꼬집. 적정량을 초과하지 않으신 게 가장 좋았습니다.
복잡한 사건 사고만 남발하는 소설들에 비해 임한백 작가님은 늘 힐링이랄까,
마음에 평안과 위로를 주는 듯한 소설을 써주셔서 읽는 기쁨이 있습니다.
마치 라이너 쿤체의 시, ‘한 잔 재스민 차에로의 초대’ 를 읽는 듯한 기분이랄까요.
-들어오셔요.
벗어 놓으셔요 당신의 근심을.
여기서는 침묵하셔도 좋습니다.
독일에서 집집마다 대문에 달아놓던 이 시처럼,
‘위대한 편집자’도 집집마다 고이 보관해놓고 두고두고 읽을 만한 소설입니다.
그러니 어서 달려가세요, 여러분.
이왕 무료인데 나중에 유료로 보시느니 지금 저와 함께 밤을 새봅시다. 우린 아직 청춘이잖아요?
ps. 제일 마음에 안 드는 건 표지입니다. 매니지먼트 중에서 문피아는 표지가 구리기로 유명하죠.... ㅠㅠ 일해라, 문피아!
Commen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