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란을 들어갔다가 천재 ‘작가’ 와 천재 ‘고양이’ 키워드에 낚여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연재편에 비해 선작수가 너무 적어서 역시 낚시질이었나... 했는데, 의외로 월척이었습니다.
사실 전 작가 성공 소설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런 종류의 소설은 거의 빼놓지 않고 보게 되더라고요. 제일 좋아하는 소설은 ‘위대한 소설가’. 이 작가님 요새 신작 위대한 편집자로 돌아오셨죠. 이것도 추천합니다만 각설하고요.
그런데 같은 소재의 글을 찾아 읽다보면.... 다 아시죠? 그 소설이 그 소설 같아지고 진부하고 비슷비슷하고.. 뭐, 아무튼, 더 이상 볼 게 없어졌다... 싶어질 찰나에 참신한 소설 발견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줄거리 알려드릴게요.
주인공은 본래 출판사 편집자였습니다. 사실은 소설작가로 성공하고 싶어 20대 중반까지 집필활동을 하긴 했으나 실패하고 돌아선 케이스였죠.
하지만 그에게도 사람들이 몰랐을 뿐 장르소설 독자라면 다 아는 대표작이 하나 있었으니 무려......
‘투명 드래곤’ !!!!
.....이 아니라 머리가 따블 드래곤 이었습니다. ㅋㅋ (이거 조아라에서 다시 찾아보려 했더니 없더라고요.)
백 편 넘게 연재해 완결까지 지은 소설이었으나 지금은 다들 우스개용어로만 회자할 뿐인, 흑역사.
주인공은 그 흑역사를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고 지내왔으나 베스트 1위 작가가 갑자기 잠수를 타서 그 작가 만나러 갔다가 격려하며 술 마시는 와중에 털어놓게 되고, 어떠다 사고로 죽고 회귀하게 됩니다.
혼자? 노노.
베스트 1위 작가와 동반! 회귀로요.
하지만 주인공만 제대로 회귀했을 뿐, 같이 회귀한 작가는 냥냥이! 그것도 털이 예쁜 러시안 블루로 회귀하고 말았죠. 그렇게 한 고양이와 한 남자는 영문모를 회귀에 휩싸인 채 일단 가난한 현실부터 타파하고자 머리를 모읍니다. 당장 주인공이 고딩이었던 터라 뭘 할 수도 없으니 출판해서 돈부터 벌기로요.
그리고.
흑역사 중 흑역사였던 머리가 따블 드래곤을 리메이크 연재하는 것으로 성공의 신화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좀 개연성 부족인 점이 나옵니다.
주인공과 고양이 작가 모두 회귀하기 전엔 소설에만 열중해 무슨 주식이 떡상했는지, 로또 당첨 번호 등등 돈 벌 수단을 제대로 모른다고 나오는데요.
로또 번호야 뭐 숫자가 어느 정도 특이하지 않은 이상 기억못할 수도 있겠지만 주식? 그것도 장르소설 편집자가?
전 여기서 좀 머리를 갸웃했습니다.
전 예전에 출판사에서 알바한 적이 있습니다. 얼마 안 되는 기간이지만 거의 시다바리가 되어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했는데.... 제일 먼저 한 게 교정이었습니다. 그렇게 교정하게 되면 자기 취향 아닌 소설도 무조건 읽어야 합니다.
전 게임소설, 하렘소설 절대 안 읽는 주의였는데 교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게임 쥐뿔도 모르던 제가 어느새 게임 용어까지 줄줄이 꾀게 되더군요.
즐겨 읽는 현대 판타지, 기업이나 재벌성공물 같은 경우엔 자주 읽다 보니 굳이 공부하지 않으려 해도 90년대 초반엔 은행 주식이고 IMF 땐 달러와 금값 떡상. 해외에선 애플, 구글, 야후, 페이스북, 아마존, 루이비통헤네시그룹,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 911 때 옵션으로 벌기,이라크 전쟁 전에 원유 선물 넣기, 리먼 브라더스 때 옵션 등등 뭐 이런 건 기본으로 알게 된단 말이죠?
하물며 편집자입니다, 주인공이. 그것도 12년 일한 베테랑이라면서 기업 소설 물을 최소 수천 편을 봤을 사람이 주식에 대해 모른다? 이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단점 하나 더.
휘둘리는 주인공 좋아하시는 분들껜 어쩌면 단점이 아닐수도 있는데, 저는 주인공이 예쁜 여자한테 휘둘리는 거 엄청 싫어하거든요? 아니, 여자 뿐만 아니라 가족이건 친구건 그냥 주위사람한테 휘둘리는 거 자체를 안 좋아합니다.
소신 있고 자기 관리 확실하고 중심 뚜렷한 주인공 좋아해서 그런가 여기 주인공처럼 여자 주변인들에게 매번 휘둘리는 게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작가 성공소설 중엔 ‘위대한 소설가’ 를, 스포츠물에선 이블라인님 소설을 그렇게 좋아하나 봅니다. ㅎㅎ
아무튼 주인공이 성공 탄탄대로를 걷고 있어서 속 시원한 소설이긴 합니다. 고구마도 별로 없고 있어도 바로 사이다 부어버리니 목 막힘 현상 없어요.
그리고 고양이!
고양이...ㅠㅠ... 너무 귀여워요. 왜 우리집엔 없니, 고양이...ㅠㅠ...
네...고양이 타령으로 추천글 마치겠습니다.
작가님이 고양이작가 비중을 좀 더 높여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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