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스토리의 뻔한 전개에 질렸다면 한번쯤 볼만한 소설.
질리지 않았더라도 흥미있게 읽을만한 소설.
이 작품은 사후세계에 대한 인류의 고민과, 판타지적인 상상을 한데 엮어 지루한 일상에 충족감을 가져다 준다. 본 독자가 기나긴 시험기간에 질려 잠시 도피처로 찾았다고는 하나 근본적인 필력에 대한 인식은 뚜렷한 바, 결코 타 소설사이트의 순위권 작품들에 비교하여 떨어지지 않는다 자신할 수 있다. '회귀=성공'으로 이어지는 원사이드한 작품들이 장르만 달리한 채 패스트푸드처럼 쏟아지는 오늘날, '사후세계에서 안녕하세요'는 패스트푸드의 중독성과, 공들인 음식의 다채로운 개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다중우주를 바탕으로 한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은 현실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사후세계를 맞이하게 된다. 허나 다른 점이 있다면 매번 색다른 이야기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릴 적 유행했던 멀티엔딩 소설처럼, 주인공은 스크롤에 담긴 이야기를 찢으며 비극적 엔딩을 희극으로 바꾸어나가고자 분투하는데, 그 안에는 애착과 미련과 사랑이 담겨 독자의 마음을 홀리게 한다. 어느날 우연히 집어든 스크롤 안에는 부모님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주인공은 느껴본 적 없던 사랑을 비로소 사후에서야 경험하게 된다.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면서 주인공은 성숙해진 모습으로 부모님이 걸었던 길을 따라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자 마음먹는다.
오랜 경험을 통해 나이가 들어버린 주인공이나, 자신의 능력을 뽐내려 안달하는 주인공들과는 전혀 관계 없이, 작가는 자신만의 인물을 조각하고 있다. 어설픈 관계구조를 통해 강제로 주인공을 각성시키는 짓은 하지 않는다. 다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 주인공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성찰하고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며, 좀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고자 다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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