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님의 전작인 '최고의 축구선수로 만들어 드립니다'와 분위기는 유사합니다.
이 작가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주인공 주변의 등장인물들을 매력있게 뽑아낸다는 겁니다. 주인공 직업의 특성(전작: 축구에이전트, 현작: 단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등장인물들과 긴밀하게 엮이며 보여주는 에피소드를 인간미 있게 잘 뽑아냅니다. 가장 중요한 걸로는 축구하다가 쓸데없이 옆길로 안 새구요.
이번에는 단장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주인공 비중보다는구단의 다양한 선수, 스탭, 팬, 감독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단장이 비전을 제시하고 구단을 바꿀 계획을 실행하면 선수들은 그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그래서 구단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등 하나 탁 건드리면 도미노처럼 변화하는 모습을 (다들 너무 좋은 사람이라는 것만 빼면) 비교적 현실성 있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결국 구단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말입니다. 제가 응원하는 구단에도 김도운 같은 단장 좀 스카웃되면 좋겠네요.
뭔가 먼치킨 축구선수물에서 볼 수 있는 시원시원하게 경기해서 승리하고 완성된 피지컬을 보여주는 맛보다는 구단이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 그 안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에 초점이 있습니다.
전 노력해서 성공하는 사람들 보는 걸 좋아하는데 주인공에만 초점 맞추는 소설은 노력을 열심히 해서 성공하면 소설 끝나잖아요. 아니면 그 이후부터 너무 많이 봐서 이제는 지루한, 성공해서 꿀빠는 내용만 주구장창 보여주거나 말입니다. 이 소설은 노팅엄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보여주니 그런 걱정은 없습니다.
스포츠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드리고 싶지만 오히려 연예계물(감독, 매니저, 배우) 좋아하시는 독자분들 중 이 작품 좋아하실 것 같은 분들이 좀 있네요.
이 작품 고구마 없이 시원하게 승승장구하면서도 인간미가 살아 있습니다. 전 힐링물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마음이 북적거리거나 할 때 보기 좋은 작품입니다.
이 작가님 전작도 분량은 좀 있었지만 너무 짧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작품도 좀 길게길게 오래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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