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웹소 편집자에 관한 이야기겠지 했는데, 종이책 편집자에 관한 이야기라 신기했습니다.
심지어 재밌네요.
일단, 이 글은 학창시절의 수재가 출판사의 편집자로 취직하자마자 경험한 적 없던 낙오자의 인생을 살게 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분명 편집자물이지만, 편집자에 신입사원을 대입해도 될 만큼 주인공에게선 사회초년생의 감성이 잔뜩 묻어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흔한 웹소의 도입부처럼 교통사고를 당하자마자 스킬을 획득하고 퀘스트를 수행하며 스킬의 레벨을 올리고. 이런 스킬을 활용해 승승장구합니다.
또한, 이 글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회사 내 동기, 상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현실감을 살려주고. 분명 있을 거 같은데 편집자가 아니면, 업계 관계자가 아니면 마주할 리 없는 다양한 작가들을 주인공과 연결해주며 재미를 만들어 냅니다.
이를테면 화려한 과거와 명성은 있지만, 작가로서의 현재는 없는 대작가의 복귀가 다뤄지며 대작가의 말 못 할 고민과 이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편집자의 이야기.
작가의 꿈을 꿔 본 적 없지만, 현실에 치여 조심스럽지만, ‘작가나 해볼까?’ 했던 흔한 작가 지망생의 탈을 쓴 잠재력 만땅 작가.
지식인이라는 자부심이 흘러넘쳐 살짝 재수 없지만, 이런 자부심대로인 완벽주의자.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한 명의 인간인 어느 대학 교수.
등등 편집자는 작가와 달리 서포트 포지션이니까 재미가 좀 떨어지지 않을까 했던 제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는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가득합니다.
확실히 연예계물에서 원탑 포지션에 위치한 그 작품도 연예인이 아닌 매니저 소재였지요….
그리고 이 글은 잘 나가는, 아니, 슬기로운 사회생활을 위한 덕목이 뭔지를 정말 제대로 알려주는 교훈적인 글입니다.
사회생활은 눈치가 생명이죠.
분명 개그물은 아닌데, 등장인물의 이름이 피식 웃음을 터트리게 하기도 합니다.
웹소계를 씹어먹고 있는 그 작품의 김 씨처럼 직관적이진 않지만, 보면 웃깁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대단하면 편집자가 저런 것도 하는구나 싶은 대목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여기엔 역시 영업은 힘들다는 인생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편집자 몇 마디에 명작을 써내는 작가들의 모습을 보고.
말이라는 게 참 중요하구나.
제일 중요한 건 작가의 역량이구나.
아니, 편집자는 대단하구나 느꼈지요. ^^
무엇보다 이 글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는 너무도 압도적인 능력이지만, 분명 제한이 걸려 있는. 그래서 제법 머리를 굴려야 하는 능력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사물의 등급을 판정할 수 있다.
미래를 알 수 있다.
하나하나 너무나 압도적인 능력입니다.
그래서 하나만 있어도 됩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선 이러한 압도적인 능력에 제한을 둬 밸런스를 잘 조절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 번 삐끗하면 바로 나락행인 퀘스트들이 긴장감을 조성하죠. 이런 긴장 속에서 능력이 하나였으면 나오지 않았을 재미들이 폭발합니다.
그리고 몇 개의 떡밥으로 볼 때, 이러한 능력 외 다양한 설정이 있는 듯합니다.
그래선지 앞으로가 더 기대되네요.
응원하고 싶은 편집자와 캐릭터 제대로인 작가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한 번 읽어보세요.
저는 정말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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