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추천할 작품은 현철 작가의 [이계 내가 가 봤는데 별거 없더라] 이다.
현재 무료 연재 중이며 60화까지 올려진 상태. 편당 조회수를 보면 비교적 문피아에서 인지도 있는 작품인듯 한데 딱히 언급이 없어 추천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간략히 내용을 소개하자면, 한국인이 이계의 소년이 되어 겪는 모험 이야기이다. 처음 제목만 봤을 때는 이계에서 귀환한 귀환자의 이야기일 것 같았지만 의외로 소설의 무대는 판타지 세계이며 그것도 요즘 잘 없는 정통 판타지에 가깝다.
한국인에서 판타지 세계 산골마을의 시르온이라는 사냥꾼 소년으로 전생한 주인공은 가죽을 팔러가던 도중 검성을 만나 신비한 단검과 무공을 전수받고, 검성을 이겨 명예를 얻으려는 강자들과도 만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세상의 큰 물을 맛본 주인공이 대륙을 모험하며 펼치는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소설의 장점은 부드러운 전개와 개연성이라고 생각된다. 주인공이 마을을 떠나고, 어떻게 강자들과 엮이고, 어떻게 모험을 떠나는가 하는 초반부의 스토리텔링에서 거슬리는 부분이 없었다. 만남이나 사건의 진행 등에서 개연성에 어긋난다고 생각되거나 하는 장면들도 거의 없는 편이다.
캐릭터성 또한 매력적이다. 이 글에서는 주인공 외에도 다른 캐릭터들에게 할애하는 비중이 낮지 않다. 작가는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역사를 부여하며, 독자는 글을 읽으며 이들이 단순히 평면적인 인물들이 아니라 입체적인 인물임을 깨닫고 캐릭터들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각각이 크게 개성적이거나 특출난 캐릭터성은 아니지만, 독자가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주인공의 성장을 지켜보는 맛도 있다. 정통 판타지의 흥미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성장요소이다. 특히 이렇게 전생이 섞인 소설인 경우, 현대인의 사고방식을 가진 주인공이 어떻게 판타지 세계의 사고에 적응하고 성장해나갈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다른 사람, 그리고 다른 강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성장을 이룩한다’ 는 이 글의 성장 매커니즘은 나같은 정통 판타지 팬의 입맛에 딱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점으로 여겨질만한 것은 속도와 분위기 전환 측면이다. 초반부 검신전 파트의 경우 너무 늘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고, 타 소설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파트가 갑자기 초반부 이후 바로 나와버리니 독자들이 분위기 전환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조화를 느낄 우려가 있었다. 다만 작가가 이 문제를 인지한 것인지, 아니면 아직 스토리 상으로 그런 장면이 나올 때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이후의 진행에서는 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주인공이 아니라 다른 캐릭터에 집중하는 장면이 있다는 것도 호불호요소이다. 본격적인 군상극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다른 소설에 비해 군상극적 요소라던지 시점의 분리 등이 꽤 나타나는 편이기에 주인공 한 명에게 집중되는 소설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되려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앞서 말했듯 그만큼 여러 캐릭터의 캐릭터성이 살아나기에 장점이 될 수도 있는, 말 그대로 호불호에 가깝다.
또한 속도감 있는 전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느린 호흡에 불만족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의 방향은 정통 판타지이고, 정통 판타지에서는 느린 호흡이 되려 장점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마냥 단점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보다는 느린 호흡에서 발생하는 늘어지는 전개가 이 소설의 문제일 것이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하여 작가가 꾸준히 연재해준다면 문피아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또 하나의 수작이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찬성: 
반대: 
리뷰가디언이란?
리뷰가디언의 활동과 혜택
Comment ' 18